/알마

나는 다시는 세상을 보지 못할 것이다

아흐메트 알탄 지음|고영범 옮김|알마|216쪽|1만5000원

좁은 감방에서 그는 자신을 풍랑을 만난 오디세우스에 겹쳐 본다. “태풍이 있었고 그리고 내가 있었다. 기이하게도 태풍의 광대함은 오히려 그걸 물리치고 말겠다는 내 욕망을 더 강하게 만들어줬다.”

세 편의 칼럼과 한 번의 TV 출연. 터키 법원이 2016년 쿠데타 시도에 가담했다며 저자에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하기에는 충분한 트집이었다. 터키 언론인이자 소설가인 저자는 66세에 감옥에 갇힌다.

현실은 차라리 부조리극에 가까웠다. 보호관찰 처분을 받고 풀려난 날 정권의 변덕으로 교도소로 끌려갔고, 종신형을 받았다. 3년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1주일 뒤에 다시 재수감됐다.

권력은 언론과 사상의 자유를 탄압하려 했다. 그가 쓴 이 옥중 수기는 그 노력이 성공할 수 없다는 저항이다. “내 배는 금이 가고, 부서지고, 가라앉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끝까지 싸움을 계속할 것이다.” 그는 지난 4월 자유의 몸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