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제주현대미술관 안팎에 그림책 세상이 펼쳐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 이수지의 전시 ‘페이지를 건너다: 이수지의 그림책 전(展)’. 2022년 한국인 최초로 ‘어린이책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받은 작가다. 제1·2전시실과 특별 전시실, 미술관 건너편 ‘문화예술 공공수장고 미디어영상관’에서 펼쳐지는 작가의 대표작 ‘파도야 놀자’와 ‘눈 내리는 삼일포’ 미디어 아트 영상까지, 지금 제주현대미술관은 온통 이수지의 그림 속 세상이다.
이수지는 ‘글 없는 그림책’으로 불리는 독창적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 실험적인 초기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시작으로, ‘파도야 놀자’ ‘그림자놀이’ ‘거울속으로’ ‘여름이 온다’ 등을 펴냈다.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 종이 그림책이 책장을 떠나 설치, 영상, 음악이라는 다양한 언어로 확장되며 관람객들의 오감을 자극하도록 꾸몄다. 보물찾기하듯 미술관 뜰 여기저기 숨겨진 작가의 그림 캐릭터들을 찾는 즐거움도 있다.
특히 간송미술관의 옛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피아노, 해금, 피리 연주에 맞춰 부르는 노래와 영상이 더해진 몰입형 영상 ‘눈 내리는 삼일포’는 작가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작가는 “고된 작업이었지만, 근 몇 달 머릿속에서만 펼쳐졌던 상상의 미술관이 그대로 손에 잡히는 현실로 변모해가는 걸 바라보는 마음은 터질 듯 기쁘다”고 했다. 전시는 6월 29일까지, 어린이 500원~성인 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