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크고 정교한 ‘책가도(冊架圖)’ 병풍이 경매에 나왔다.
케이옥션은 19일 여는 3월 경매에 조선 시대 8폭 병풍 ‘책가도’가 출품됐다고 11일 밝혔다. 추정가 3억~8억원. 세로 139㎝, 가로 396㎝의 8폭 병풍으로, 지금까지 전해진 책가도 중에서 가장 크고 정교한 구성을 갖춘 작품이라고 케이옥션은 덧붙였다.
총 73개의 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230개의 사물이 세밀하게 진열돼 있어 조형적으로도 풍부하고 아름답다. 케이옥션은 “전통적인 갈색 톤에서 벗어나 밝고 다채로운 색감을 사용한 점은 조선 후기 회화에서 감성적 표현이 강화된 경향을 보여준다”고 했다.
책가도는 학문과 미적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우리 고유의 정물화 장르다. 책을 비롯해 도자기·문방구 등 여러 기물을 그린 그림을 책거리라고 하고, 책거리 중 책가(冊架·서가)로만 구성된 그림이 책가도다. 지난 2016년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린 ‘문자도·책거리’ 전시가 미국 순회전으로 이어지며 국제적인 관심을 끌었고, 국내외 미술 시장에서도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책가도가 약 9억3000만원에 거래되며(낙찰 수수료 포함)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정병모 경주대 교수는 “가장 한국적이면서 글로벌한 장르”라고 했다.
경매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는 프리뷰는 19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열린다. 예약 없이 무료 관람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