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세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유영하는 세계: Bed, Bath, Bus’ 전시에는 뒤집힌 저울 하나가 지구의 무게를 재고 있다. 바닥에 덩그러니 놓인 초록 저울이 관람객을 저마다의 상상으로 이끈다.

‘유영하는 세계: Bed, Bath, Bus’에 전시된 김명범의 '무제'./세화미술관

국내외 작가 10인의 초현실주의 작품 47점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다. 현실 감각을 느슨하게 풀어지게 만드는 작품이 가득하다. 행복한 얼굴로 세상 곳곳을 누비며 활강하는 할머니를 찍은 비디오 작품, 머리카락이 길어 올려지는 기이한 우물, 악보를 보며 상상해낸 음으로 합창하는 청각장애 아이들의 모습 등이 다양한 감각과 생각을 깨운다.

국내 작가인 김명범, 심래정, 안지산, 이빈소연, 장성은, 천경우, 한선우와 해외 작가 이시 우드, 로르 프루보, 파이퍼 뱅스가 참여했다.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인근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리고 있는 ‘초현실주의와 한국근대미술’ 전시와 연계해 관람해도 흥미롭다. 초현실주의 작품 경향의 변화를 느껴볼 수 있다.

작품이 인도하는 비일상적 순간으로 여행하려면 관람객도 현실에서 발을 떼고 유영할 준비가 필요하다. 6월 29일까지, 관람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