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에서는 “자동차라는 제품에는 한 시대의 문화가 응축돼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IT와 제조업의 최신 기술이 적용된 이동 수단이면서, 차량 안팎의 수려한 디자인에는 그 시대 사람들이 원하는 생활상과 그들이 가진 미적 감각이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차를 몰고 달리는 것뿐만 아니라, 최근 유행인 ‘차박’같이 자동차와 더불어 생활하는 경험도 할 수 있다.
BMW그룹 역시 자동차를 단순한 제품이나 이동 수단으로 보는 것을 넘어 문화를 전파하는 요소로도 생각해왔다고 한다. 더 많은 사람이 문화를 통해 자동차를 즐길 수 있게 하려는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도 오랫동안 문화예술 지원 사업을 펼쳐왔다는 것이다.
그런 노력 중 하나가 시대를 주름잡는 예술가들과 협업해 만드는 ‘아트카’다. 1970년대부터 고성능 M브랜드의 첫 모델로, 많은 레이싱 대회에서 활약한 ‘BMW 3.0 CSL’이나, M브랜드에서 처음으로 대량생산된 ‘BMW M1′ 등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차를 활용한 19종의 아트카를 선보였다. 각 차량을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데이비드 호크니, 제니 홀저, 제프 쿤스 등 현대 미술의 거장들이 직접 외양을 새로 꾸몄다.
그리고 지난 6월부터는 추상 회화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에티오피아 출신 작가 줄리 머레투(Julie Mehretu)와 함께 20번째 BMW 아트카 제작에 들어갔다. 레이스용 경주차 ‘BMW M 하이브리드 V8′을 기반으로 제작하며, 내년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 대회인 프랑스 ‘르망 24시’에서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전기 동력을 활용한 미래차 비전과 문화의 새로운 조화를 보여주는 게 목표다. BMW 관계자는 “’진정한 혁신은 무한의 예술적 자유에서 비롯된다’라는 방침에 따라 문화 예술 사업에서 예술가들에게 절대적으로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는 게 그룹 방침”이라고 했다.
BMW그룹은 또 세계적인 아트 페어 ‘프리즈(Frieze)’도 2004년부터 20년째 지원하고 있다. 프리즈는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히는 미술품 판매·전시회로, 아시아에선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려 화제가 됐다. 이 ‘프리즈 서울’에서 제프 쿤스가 BMW M850i 그란 쿠페를 바탕으로 디자인한 한정 컬렉션 제품을 전시했다. 이 차는 세계에서 단 99대만 생산해 판매했다.
BMW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9월 프리즈 서울 2023의 공식 파트너로 참가한다. 이 자리에서 오는 10월 출시를 앞둔 8세대 신형 ‘5시리즈’의 첫 순수 전기차 ‘i5′를 국내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그 밖에 BMW그룹은 세계 최대 아트 페어인 ‘아트 바젤’과 함께 신진 예술가를 발굴·육성하는 ‘BMW 아트 저니(BMW Art Journey)’, 베를린, 뮌헨, 런던 등 주요 도시 광장에서 여는 대규모 오페라 공연인 ‘오페라 포 올(Opera For All)’ 콘서트 등도 열고 있다. 독일 뮌헨 본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BMW 벨트’ ‘BMW 박물관’ 등에서도 자동차와 예술을 포괄하는 다채로운 전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