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최대 습지인 남미 브라질의 ‘판타나우(Pantanal)’가 메말라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현지 시각)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비정부기구(NGO) 맵바이오마스는 1991년에 비해 2020년 판타나우 내 지표수(地表水)가 74% 줄었다고 발표했다.
맵바이오마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판타나우의 지표수는 1991년 최대를 기록했으며 이후 매년 평균 7.6%씩 꾸준히 줄었다. 같은 기간에 브라질 전국 지표수는 15.7%, 아마존 열대우림 지표수는 13% 감소한 것과 비교해 판타나우의 피해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맵바이오마스의 타수 아제베두 사무국장은 “판타나우가 말라가고 있다.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판타나우의 물이 줄어들고 있는 큰 이유는 기후변화다. 판타나우는 올해 상반기 강우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50% 수준에 그쳐, 91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화재도 빈발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3506건의 화재가 판타나우에서 발생했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92%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에도 화재가 발생해 축구장 1000개에 달하는 넓이인 8㎢의 판타나우 내 숲이 파괴된 것으로 관측됐다고 비정부기구 ‘판타나우 SOS 연구소’는 밝혔다.
판타나우는 전체 면적(18만7818㎢) 중 80%가 브라질에 속해있고, 나머지는 파라과이⋅볼리비아에 걸쳐있다. 우기에는 평지의 80%가 물에 잠기는 곳으로 ‘판타나우’라는 이름도 포르투갈어 ‘습지’에서 왔다. 이곳에는 580종 이상의 조류, 271종의 어류, 131종의 파충류 등 3500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맵바이오마스는 가뭄으로 인해 상당수의 동식물이 사라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