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간 췌장암과 싸우던 ’2002 월드컵 영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7일 밤 먼길을 떠났다. 유 전 감독의 별세 소식에 종목, 국적, 세대를 넘은 추모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2002년 유 전 감독과 함께 필드를 누볐던 월드컵 스타들은 한국 축구에 헌신했던 모습으로 그를 기억했다. 7일 밤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에 황선홍, 최용수, 이천수, 김병지 등이 다녀갔다. 황선홍 전 대전 감독은 “선수로서, 지도자로서, 인간으로서 유상철은 최고였다”며 “정말 좋은 사람을 잃었다.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황 전 감독은 국가대표팀 뿐 아니라 2001년 유상철 전 감독과 함께 일본 프로축구 가시와레이솔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홍명보(52) 프로축구 울산 현대 감독도 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미국 월드컵 때부터 같이 뛰고, 좋은 순간 많이 함께했는데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하늘에서는 잘 쉬며 한국 축구를 지켜봐 주면 좋겠다”고 했다. 홍 감독은 2002월드컵 주장으로서, 유상철 감독과 함께 대회 베스트 11에 선정되기도 했다. 2002 월드컵에서 함께했고, 국가대표팀에서 오랫동안 같이 뛴 골키퍼 김병지(51)도 본인의 소셜미디어에 “지난 30년 간 함께였던 동료이자 후배, 유상철 감독 영면의 안타깝고 슬픈 소식 남깁니다”라며 “그가 한국 축구를 위해 걸어온 헌신과 노력에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후배들도 추모에 동참했다. 기성용(FC 서울) 전 국가대표팀 주장은 “볼 때마다 아낌없는 조언과 걱정을 해주셨던 그 모습 잊지 않겠다”고 본인 소셜미디어에 슬픔을 전했다. 국가대표 황희찬도 “(유상철 감독은)꿈을 키워주신 분이다. 잊지 않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글을 남겼다. 구자철, 정성룡 등도 추모 게시물을 올리며 슬픔을 나눴다.
해외에서도 유 전 감독의 별세를 슬퍼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7일 오후 월드컵 공식 계정에 유 전 감독의 선수 시절 국가대표 경기 출전 사진을 올렸다. “한 번 월드컵 영웅은 언제나 월드컵 영웅”이라는 문구와 함께 그를 소개했다. 유상철 전 감독이 몸담았던 일본 프로축구 구단들도 함께했다. 유상철이 약 4년 간 몸담은 요코하마 F 마리노스는 지난해 2월 유 전 감독이 홈 개막전 닛산 구장에 방문했던 때를 언급하며 " ‘또 여러분과 만나고 싶다’라고 한 유상철 선수의 약속이 실현되지 못해 유감입니다.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가시와레이솔은 “최근 투병중인 것을 공표해 끝까지 싸운 유상철 감독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썼다.
타 종목도 스포츠 스타 선배의 별세 소식에 안타까움을 함께했다. 국내 야구의 전설인 이승엽은 유상철의 흑백사진과 함께 “유상철 선수가 국민들에게 보여주신 감동은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그곳에선 아프지 마세요”라고 올렸다. 테니스에서는 이형택이 “상철이 형님 보고싶을 겁니다. 그곳에선 아프지 마시고 편히 쉬세요”라고 썼다. 이형택과 유 전 감독은 건국대학교 선후배 사이다. 김병현 전 메이저리그(MLB) 투수, 양현종 MLB 택사스 레인저스 투수,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도 추모의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