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지금 회사 건물이 계속 흔들리고 있어서 건물 내 사람들이 회사 밖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지진인가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단 자리 비웁니다.’
4일 오후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한 건물 직원들에게 이런 내용의 메시지가 왔다. 수 분간 회사 건물이 흔들리며, 회사 측이 내부에서 일을 하고 있던 직원들에게 “일단 나가자”며 보낸 메시지다. 안내 메시지가 전달되고 5분여 뒤엔 “건물 내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전원 밖으로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건물 전체 안내 방송도 나왔다.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6분 서울 중구에 있는 18층짜리 한국경제신문사 건물이 흔들린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차량 5대와 인원 24명을 현장에 보냈다. 이 일로 당시 건물 내부에 있던 인원 250여명이 1시간 30분 가량 대피했다가 다시 건물 내부로 들어가는 소동이 빚어졌다.
건물 내부에 있던 직원들은 “층 별로 진동이 느껴진 정도는 달랐지만, 지진이 일어났다고 생각됐을 정도”라고 했다. 이 건물 고층에 있는 한 입주사에서 일하는 30대 이모씨는 “컴퓨터가 흔들려 어지러울 정도라 정신없이 나왔다”며 “별 문제 없다고 들어가라고 했는데 솔직히 불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8층에서 근무하는 김모씨는 “나는 둔해서 못느꼈는데, 옆자리 직원들이 ‘방금 모니터가 흔들렸다’ ‘바닥에서 진동이 느껴졌다’며 웅성댔고, 이내 안내방송이 나왔다”고 했다. 입주 기업 일부는 해당 시점부로 직원들을 전원 퇴근시켰으며, 월요일까지 재택근무 지시를 내렸다.
구청과 소방에 따르면, 소방 측은 흔들림의 원인을 건물 옥상에 있던 쿨링타워(냉각시설)의 대형 프로펠러 이상으로 보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건물 관계자에 따르면 몇 달 전에도 냉각기로 인한 소음과 떨림 소동이 있었다고 한다”며 “이를 알고 있던 관리자가 건물 내부 인원을 대피시키며 냉각기 가동을 중단시켰다”고 했다. 이어 “대원들이 도착해 가동 중단이 된 냉각기를 다시 작동시켜 보자, 건물이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소방 관계자는 “주로 고층 건물에 있는 직원들이 흔들림을 느낀다고 신고했다”고 했다. 실제 당시 이곳 3층 건물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던 A씨는 “3층에서는 흔들림을 느끼지 못했는데, 4층에 있던 사람들은 진동을 느꼈다고 한다”고 했다. 소방 측은 현재 건물 관계자에게 냉각기 수리를 요청한 뒤, 자세한 원인을 추가 조사중에 있다.
한국경제신문 관계자는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긴급 안전진단을 진행한 결과, 건물 지반 등 구조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이 건물 관리직원은 “건물 자체적으로도 냉각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안내 방송을 통해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