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이라더니...눈보다 염화칼슘이 더 많다.”
17일 밤새 최대 15cm 눈이 올 수 있다는 대설 경보로 수도권 직장인들이 조기 출근하는 소동을 벌였지만, 18일 오전 10시까지 거의 눈이 오지않아 “기상청이 오보를 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주 폭설에도 제설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던 서울시 등 지자체는 제설제를 대거 뿌리고, 재난문자로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했다.
기상청 발표와 재난 문자를 접한 일부 직장인들은 18일 오전 폭설로 교통 정체가 심해질 것을 우려해 평소보다 2시간 가량 일찍부터 집을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차를 두고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발걸음도 늘어났다. 하지만 기상청 예보와 달리 출근길에는 눈이 거의 오지않아, 허탕을 쳤다는 것이다.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서울 강남역에서 만난 안모(69)씨는 “걱정만큼 눈이 안왔다”며 “차도에는 염화칼슘을 뿌려놓은 것 같은데 인도는 작업을 안했는지 눈 때문에 미끄러워 위험하다”고 했다. 강남역 인근 금융회사에 종사하는 서모(34)씨는 평일 오전 10시 출근인데 회사에 한시간 이상 일찍 도착했다. 서씨는 “영업직 특성상 차를 집에 두고 오기 어려워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데, 걱정과 달리 강남대로가 뚫려서 한시간이 붕 떴다”고 했다.
새벽부터 회사에 도착한 직장인들은 기상청 예보 기사를 찾아 항의 댓글을 쏟아냈다. ‘눈 많이 온다고 해서 9시 출근인데 5시에 일어나 나왔다. 회사 오니까 5시 30분이었다’ ‘8시 출근인데 6시 30분 전에 이미 회사 주차장이라 한숨 자려고 한다’ ‘회사 도착해서 주차장에 누워있다’ 등의 글이 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길거리에 눈보다 염화칼슘이 더 많다’ ‘가게 앞에 제설제를 잔뜩 뿌려놨는데 다시 치워야 하나 고민이다’는 글이 올라왔다.
기상청은 출근시간이 지난 이날 오전 9시 40분을 기해 서울 동북·서남·서북권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눈이 더 올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에 따라 제설비상근무 2단계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