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 한 배달음식점 주인이 이면도로 한 가운데에 음식물쓰레기가 담긴 비닐봉지를 버리고 달아나고 있다./금정구

영업을 마친 심야에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도로에 상습적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온 부산 한 식당 업주를 행정당국이 한달여에 걸친 끈질긴 추적 끝에 붙잡았다.

부산시 금정구는 “최근 1년여간 도로가에 음식물 쓰레기를 상습 투기한 배달 전문 식당 주인 A씨에게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했다”고 6일 밝혔다.

금정구청에 따르면 2개월여 전 “음식물 쓰레기를 도로에 상습적으로 버리는 사람이 있다”는 환경미화원들의 신고가 접수됐다. “늦은 밤이면 어김없이 길가에 비닐봉지에 담긴 음식물 쓰레기가 버려진다. 1년 넘게 반복되고 있다. 차들이 다니는 이면도로 한 가운데 버리는 경우도 있어 교통사고 위험까지 있다”는 내용이었다.

구청 측은 상황을 주시하다 신고 한달 쯤 뒤에도 ‘오토바이 무단투기’가 이어지자 본격 조사에 들어갔다. 버려진 쓰레기의 내용물을 확인하고 주변 방범카메라 영상도 분석했다.

부산 금정구 한 배달음식점 주인이 이면도로가에 음식물쓰레기가 담긴 비닐봉지를 버리고 달아나고 있다./금정구

이 쓰레기 투기범은 밤 10~11시 사이 배달 오토바이에 음식물 쓰레기 10~20ℓ 가량을 담은 비닐봉지를 싣고 가다 발로 툭 차 도로에 버렸다. 구청 측은 이같은 장면이 담긴 영상을 확보했지만 화질이 흐려 번호판을 읽을 수 없었다.

강모(52)씨 등 환경미화 단속반 3명은 매번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 내용물들이 거의 비슷한 점으로 미뤄 동일 식당의 소행으로 추론하고 식당 종류를 특정한 뒤 방범카메라에 찍힌 짐칸 등이 같은 모양의 오토바이를 가진 식당을 탐문했다.

결국 용의자를 한 배달식당의 주인으로 압축했다. 단속반은 지난달 14일 밤 10시쯤 문제의 식당 앞과 투기예상 장소에 단속반원을 각각 배치했다. 식당 주인 A씨가 문을 닫고 퇴근했다. 그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인근 도로에서 이번에도 음식물 쓰레기가 든 비닐봉지를 툭 차 내버렸다.

그러나 주변에서 잠복 중이던 단속반에게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구청 측은 “단속반원이 단체 채팅방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A씨의 무단투기 현장을 덮친 것”이라고 말했다.

금정구의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 실적은 2019년 443건, 지난해 283건을 기록, 부산 16개 구·군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