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의 한 아파트에서 고양이 74마리가 구조됐다./따뜻한 공존

경기도 성남의 한 아파트에서 고양이 74마리가 구조됐다. 구조된 고양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비좁은 공간에 장기간 방치된 탓에 일부 고양이들이 숨지기도 했다.

지난달 14일 동물구조단체 ‘따뜻한 공존(따공)’은 ‘고양이를 20여마리 키우는 집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을 받은 성남시 요청에 따라 시 직원과 함께 해당 집을 방문했다. 당시 따공은 성남시에 고양이 중성화 의뢰를 받았다. 그러나 현장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14평 남짓 되는 이 집에는 74마리의 고양이가 뒤엉켜 있었다. 문을 열자마자 20마리 넘는 고양이가 보였다. 방 안 장롱 위, 베란다 등 곳곳에 고양이들이 숨어 있었다.

장롱 위에서 구조되는 새끼 고양이들./따뜻한 공존

집안 환경도 열악했다. 곳곳에 쓰레기가 나뒹굴었고 벽에는 곰팡이가 가득 폈다. 베란다에서는 구더기도 발견됐다. 고양이들의 배설물과 함께 방치된 락스, 살충제로 인한 악취도 심각했다.

치료가 시급한 고양이와 갓 태어난 새끼 고양이도 여러 마리 발견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고양이 중 일부는 독성물질 중독과 폐렴 등으로 숨졌다.

집주인은 별 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 단순히 여러 마리의 고양이를 방치한 것만으로는 법적 처벌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따공 측은 이 고양이들을 데리고 있던 주인이 동물을 물건 다루듯 수집한 뒤 방치하는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이며 이는 사실상 학대에 해당한다며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