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녀 노소영(63)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26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자신의 비서를 경찰에 고소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노 관장의 비서로 일했던 A씨를 사기와 사문서 위조, 횡령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경찰과 노 관장 측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9년 아트센터 나비에 입사해 노 관장의 일정 관리 업무 등을 맡았다. A씨는 그해 12월부터 작년 말까지 명의를 도용해 노 관장의 계좌에 있던 돈 19억7500여 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2022년 명의를 도용해 만든 노 관장 은행 계좌로 1억9000만원의 대출을 받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작년 5월에는 노 관장을 사칭해 아트센터 재무 담당 직원에게 ‘직원들에게 줄 상여금을 송금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공금 5억원을 가로챈 혐의도 있다. A씨는 “빈털터리가 돼 소송 자금이 부족하다”고 사칭 문자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 담당 직원이 노 관장에게 5억원 처리에 대한 세금 문제를 보고하려 하자 A씨가 이를 막았고, 수상히 여긴 직원이 작년 12월 노 관장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A씨의 행각이 드러났다고 한다.
노 관장은 지난 1월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자신의 범행을 인정했지만, 빼돌린 돈의 행방과 공모 여부는 함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