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진 촬영 명소로 인기를 끄는 ‘핑크뮬리’(Pink Muhly)가 생태계 교란 논란이 이어지면서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16일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따르면 행정기관에서 제주지역에 핑크뮬리를 심은 면적은 약 2313㎡으로, 이를 모두 제거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제주시 용담2동 도령마루에 심은 핑크뮬리는 지난 13일 제거됐다. 제주시는 2018년 해당 지역 330.5㎡에 핑크뮬리를 심었으나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모두 없앴다. 또 제주시는 아라동주민센터가 심은 991.7㎡ 규모의 핑크뮬리도 다른 식종으로 교체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서귀포시도 안덕면 사무소가 조각공원 인근에 심은 991.7㎡ 규모한 핑크뮬리를 교체하라고 권고했다. 이들 핑크뮬리는 국립생태원의 생태계위해성 평가에서 2급 판정을 받기 전 행정기관들이 심은 것들이다. 핑크뮬리는 분홍빛이 출렁이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최근 사진 촬영 명소로 인기를 모았다.
제주지역에서는 현재 1만4000㎡ 면적에 핑크뮬리가 식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말로는 ‘분홍쥐꼬리새’인 핑크뮬리의 원산지는 미국이다. 주로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조지아 등 북아메리카 남동부에서 자라며 벼과-쥐꼬리새속으로 분류된다.
국내에는 2014년 제주의 한 생태공원에서 심으면서 처음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생태원이 핑크뮬리를 생태계위해성 평가결과에서 2급 판정을 내려 제주 자연환경에 위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위해성은 3개 등급으로 나뉜다. 1급 생물은 '생태계 교란 생물’로 수입·유통·재배 등이 금지된다. 2급은 당장 생태계에 미치는 위해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향후 위해를 줄 수 있는 생물로 지속적인 감독(모니터링)이 필요한 생물이다. 3급은 위해도가 낮아서 관리대상이 아니다.
국립생태원은 “현재 핑크뮬리의 생태계 위해성은 보통 수준이지만 향후 생태계를 교란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어 확산 정도와 생태계 등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위해성 2급 판정이란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수 있어 예의주시해야한다는 정도여서 민간이나 관광지에 심은 핑크뮬리까지 강제로 제거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