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사막에서 유입된 황사로 주말 내내 전국이 미세 먼지 몸살을 앓을 전망이다. 한반도를 덮친 황사로 7일 프로야구 정규리그도 4경기나 취소됐다.

환경부는 “7일부터 국내에 유입된 황사가 8일까지 기승을 부리다 9일부터 차츰 해소될 것”이라고 7일 밝혔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7일 전국 17개 시·도에 황사 위기 경보를 내렸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서울·인천·경기·세종·대전·충북·충남·광주광역시·전북·전남·경북·강원 등 12개 시도에는 황사 위기경보 ‘주의' 단계가, 부산·대구·울산·경남·제주 등 5개 시도에는 황사 위기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황사 위기경보는 모두 4단계다. 가장 낮은 ‘관심’ 단계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는 황사가 발생하고, 황사로 인한 미세 먼지(PM10) 농도가 일평균 150㎍/㎥을 초과할 때 발령된다. ‘주의’ 단계는 미세 먼지(PM10)의 시간당 평균 농도가 300㎍/㎥ 이상으로 2시간 넘게 이어지고, 대규모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때 발령된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7일 오후 3시 기준 서울 미세 먼지(PM10) 농도는 610㎍/㎥을 기록했다. 미세 먼지 ‘매우 나쁨' 기준(151㎍/㎥ 이상)의 4배가 넘는 수치다.

한국환경공단은 “황사 영향으로 미세 먼지 농도가 8일에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매우 나쁨’, 일요일인 9일에는 ‘보통’으로 올라가겠지만 호남·영남·제주에서는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일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번 황사는 중국과 몽골에 걸쳐 있는 고비 사막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국내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5월 중 황사 경보가 내려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황사가 보통 3~4월에 유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5월 중 내륙에 황사 경보가 발표된 것은 2008년 5월 30일 이후 13년 만”이라고 했다. 환경부 담당자는 “올해 온난화로 고비 사막의 눈이 빨리 녹은 데다 다른 해보다 건조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황사로 프로야구 경기도 대거 취소됐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7일 오후 6시 30분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서울 잠실, 수원, 인천, 광주 4경기를 모두 취소했다. 프로야구는 2018년 4월 6일 미세 먼지로 3경기가 취소됐고, 올해 3월 시범경기 4경기가 취소된 적이 있다. 하지만 정규리그에서 4경기가 취소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번 황사가 역대 최악은 아니다. 한국에서 관측된 역대 최악 황사는 2010년 3월 20일 흑산도에서 관측된 것으로 농도가 2712㎍/㎥이었다. 다음은 2006년 4월 8일로 백령도 2371㎍/㎥이었다. 7일 관측된 황사는 백령도에서는 582㎍/㎥, 연평도에서는 903㎍/㎥을 기록했다. 인천 강화도에서는 610㎍/㎥, 서울 관악산에서는 577㎍/㎥, 충남 천안에서는 660㎍/㎥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9~2020년 주춤했던 황사가 올해 다시 심해지는 추세인 게 문제다. 기상청에 따르면 3~5월 황사 관측 일수는 2017년 4.5일, 2018년 2.6일, 2019년 0.1일, 2020년 0.9일이었지만 올해는 7일 현재까지 6.6일을 기록했다. 김승희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황사가 한반도에 계속 유입됨에 따라 경보 발령 지역이 확대될 수 있다”며 “외출을 최대한 자제해 주시고,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