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서 베어낸 나무는 건축 등 용도로 쓰고 나뭇가지를 비롯한 부산물은 목재 펠릿 등 형태로 만들어 바이오매스(biomass) 발전에 투입해 탄소 배출을 감축한다는 것이 산림청 ‘탄소중립 전략'의 골자다. 하지만 환경 단체와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방식의 ‘벌목 발전’이 석탄 발전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지적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목재 바이오매스를 태울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1TJ(테라줄·에너지 단위)당 112톤으로, 화석 연료의 배출량을 훌쩍 웃돈다. 원유는 73.3톤, 석탄의 하나인 역청탄은 94.6톤을 배출한다. 이는 바이오매스가 화석 연료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고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다. 같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하려면 더 많은 원료를 태워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오매스가 발전 과정에서 석탄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자료는 또 있다. 영국 전력생산회사 드랙스의 2013년 연료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자료를 보면, 목재 펠릿은 1MWh(메가와트시)의 전력량을 만드는 데 이산화탄소 965㎏을 배출했다. 석탄은 856㎏이다.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하는 데 목재 바이오매스가 13%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는 뜻이다.
미국의 환경 단체 천연자연보호위원회(NRDC) 연구에 따르면 목재 펠릿을 원료로 하는 발전소는 가동 후 처음 55년간 석탄 발전소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 숲의 탄소 흡수량이 배출량을 상쇄해 ‘중립’이 되는 시점까지는 약 70년이 걸린다. 벌목한 뒤 새로 심은 나무들이 자라 왕성하게 탄소를 흡수해도 탄소중립이 되려면 적어도 70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산림청은 “늙은 나무를 베내고 어린 나무를 심으면 30년 뒤인 2050년에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한다”는 식으로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