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보호하고 되살리기 위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해온 ‘제29회 조선일보 환경대상’ 수상자들을 소개합니다.

◇시상식: 7월 2일 조선일보 미술관 1층

◇시상: 상패 및 상금 1500만원, 환경부 장관 상장

◇본선 심사위원: 고철환(서울대 명예교수·심사위원장), 이병욱(전 환경부 차관), 이미경(환경재단 대표), 김용건(KEI 선임 연구위원), 김재영(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김법정(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 정은해(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 한삼희(조선일보 선임논설위원), 박은호(조선일보 사회정책부장)

※올해는 부문을 정하지 않고 세 수상자를 선정했습니다.

[서초구청] 생태체험 ‘양재천 천천투어’ 큰 호응… ‘서리풀 원두막’ 전국 확산

조은희(왼쪽) 서초구청장이 2019년 5월 서울 서초구 양재천변의 주민 휴식 공간‘아이리스원’에서 시민들과 함께 꽃을 심고 있다. /서초구청

서울 서초구(구청장 조은희)는 현장 환경 체험 프로그램인 ‘양재천 천천투어’를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천천투어’라는 이름은 내 천(川) 자에 더해 속도 경쟁 시대에 ‘천천히’라는 의미를 담았다. 양재천 서초구 구간 약 5㎞를 90분간 전기 셔틀카와 뗏목으로 이동하며 각종 동식물 생태를 배우도록 마련됐다. 미꾸라지 방류와 유용 미생물(EM) 흙공 던지기, 잉어·오리 모이 주기와 보리 수확 체험(6월), 감자·무·배추 수확, 꽃 심기 등 다채롭게 구성됐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총 197회, 2446명의 시민이 체험했다.

2020년 10월에는 유튜브 콘텐츠로 제작돼 17만 이상 조회 수를 기록했다. 2020년 4월부터 중단된 현장 체험은 코로나 종료 후 재개 예정이다.

1970~1980년대 오염이 심했던 양재천은 1990년대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됐다. 서초구청은 2018년 22회에 걸친 시범 운영을 통해 천천투어 프로그램을 보완했다. 숲해설사 등 전문 강사를 공개 채용했고, 미세 먼지 저감 장치 ‘쿨링 포그’ 등 체험 장비도 추가했다. 뗏목은 수심(50~70㎝)과 안전을 고려해 별도 제작 의뢰했다. 천천투어는 2019년 환경부 우수 환경 교육 프로그램으로 지정됐고, 2020년 대한민국 지방자치 경영대전 우수상을 받았다. 뗏목에 펜스 등 안전 설비를 추가하고 탑승시 구명조끼 착용을 의무화하는 조치를 병행, ‘적극 행정’을 통한 문제 해결 사례로 꼽혔다. 강사 등 운영 인력 57명의 일자리도 창출됐다.

서초구는 실내 공기 질 인증 사업인 ‘그린서초 프로젝트’, 도심 그늘막인 ‘서리풀 원두막’, 일회용 커피컵 수거함인 ‘서리풀 컵’ 등 전국으로 확산된 환경 프로젝트도 만들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기후 위기 시대에 환경과 지구를 살리는 길은 다양하다”며 “2050 넷 제로(0)를 향해 ‘천천히, 꾸준히’ 노를 저어 나가겠다”고 했다.

[송희봉 소장] 33년간 환경담당 공무원 근무중 74편 논문 발표… 현장에 적용

송희봉(뒷줄 오른쪽 넷째)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장이 2019년부터 함께 일하고 있는 연구소 직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희봉 소장 제공

송희봉(58)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장은 지난 33년간 지자체 환경 담당 공무원으로서 물·공기·악취·소음 문제 연구와 현장 문제 해결에 앞장섰다. 영남대 환경공학 박사인 그는 1988년부터 31년간 대구 보건환경연구원에서 근무하며 환경 논문 74편을 발표하고 현장에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환경 해결사’ ‘옹고집’ 소리도 들었다고 한다. 2년 전부터 상수도사업본부에서 근무 중이다.

2011년 그가 제안한 ‘약수 음용 3대 수칙’은 대구시와 정부에서 채택돼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았다. ‘긴 비가 내리면 일주일 뒤 채수’ 등 약수터 기본 수칙이 보급되는 계기가 됐다.

금호강 일대 불법성 농사에 따른 수질 오염을 집중 연구해 수질 개선에 일조했다. 2001년 우리 수돗물이 미국, 일본과 비교해 발암 물질은 적고 미네랄은 많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수돗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데 일조했다. 작년부터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 등을 상대로 ‘찾아가는 수돗물 안심확인제’를 운영 중이다. 가정을 방문해 1시간 만에 수질에 대한 확답을 준다.

1990년대 중반부터 백화점, 종합병원, 터미널, 지하상가와 지하철 역사 및 열차 등에 대한 공기 질을 측정해 발표했다. 2003년 환경부가 관련 법을 도입하는 데 참고가 됐다. 39도까지 치솟은 땡볕에 경부선 대구 구간 철로 주변 소음을 측정해 방음벽을 설치하고, 대구 염색산단 악취 현장을 연구해 민원 해결에 도움을 줬다. 버스 정류장 태양광 조명등 설치, 살수장치를 이용한 여름철 도로 열기 완화 등도 건의해 시행됐다. 환경 정책 제안으로 정부와 대구시 등으로부터 22차례 포상을 받았다. 환경표준심의위 전문위원과 환경오염공정시험기준 심의위원 등을 지냈고,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표창과 ‘지방행정의 달인’ 표창 등을 받았다. “환경 문제야말로 ‘창조 경제’가 될 수 있다”는 그는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갈 것”이라고 했다.

[김완수 대표] 북극 13차례, 남극 10차례 탐방… 지구온난화 심각성 알려

김완수 펭귄나라 대표가 2013년 1월 남극 사우스 조지아섬에서 킹펭귄 떼를 만나 포즈를 취했다. 김 대표는 펭귄을 캐릭터로 활용한 기후변화 동화를 제작해 환경 교육에 힘써 왔다. /김완수 대표 제공

“여기 북극점치고는 너무 따뜻하네?”

김완수(67) 펭귄나라·익산농기계 대표가 2012년 7월 방문한 북극 일대에서는 기후변화로 해빙(海氷) 일부가 바다로 녹아 흩어지고 있었다. 30년 넘게 농기계 제조·수출업에 종사한 그가 환경 위기를 알리는 데 뛰어든 계기다.

김 대표는 “북극이 녹는 걸 두 눈으로 보니 말로만 듣던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실감하게 됐다”고 했다. 이후 8년간 북극 13차례, 남극은 10차례에 걸쳐 구석구석을 탐방하고 기후변화의 실상을 드론 카메라로 촬영해 언론에 제공했다. 2016년에는 출판사 펭귄나라를 설립하고 어린이가 좋아하는 펭귄을 주인공으로 기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환경 동화 시리즈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기후변화와 미세 먼지, 플라스틱 등을 주제로 환경 보호 교육 콘텐츠를 담았다.

김 대표는 “기후변화는 자라날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데 지금의 기후 교육은 어렵고 막연하다는 점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전북교육청과 전주시청, 익산시청 등에 환경 동화 1608권을 기증했다. 책 내용은 아동 뮤지컬로 만들어 전북 지역에서 공연했다. 영어·중국어로도 번역 출간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전 세계 어린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기후 문제를 배우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김 대표는 본업인 농기계 부문에서도 친환경 기술을 도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무분별한 화학 비료와 제초제는 토양 오염의 원인이 되고, 하천으로 흘러들기도 한다. 김 대표는 2017년 적정량의 비료와 제초제를 정밀 살포할 수 있는 ‘줄뿌림 살포기’를 특허 개발해 상용화했다. 비료를 50% 절약하고 토양 오염을 줄일 수 있어 농촌진흥청에서 신기술로 지정됐다. 익산 장점마을에는 친환경 농업 기술을 지원하고 트랙터용 소독기도 기증했다. 환경 캐릭터 ‘펭귄’을 소재로 과도한 농약과 제초제 살포를 방지하자는 캠페인도 벌였다.

환경대상 역대 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