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육영재단 전 대변인의 차에 밀린 후 서울 H병원에 입원 중인 신동욱 교수. 허영한기자 younghan@chosun.com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차녀이자 육영재단 어린이회관 이사장인 근령(53)씨의 약혼자 신동욱(39) 백석문화대 교수가 9일 육영재단 전(前) 대변인 심모(50)씨의 차량에 밀려 병원에 입원 중이다. 심씨는 박근령씨와 신 교수의 결혼을 강하게 반대해왔다.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5분쯤 심씨가 카니발 승합차를 몰고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회관 정문을 통과하려고 하자 신 교수가 이를 막으려고 심씨 차량의 진입을 저지하려다 시비가 붙었다. 이 과정에서 심씨가 차를 돌리지 않고 그대로 몰아 신 교수를 2~3차례 밀어붙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후 신 교수는 인근 H병원에 입원했다. 병원측은 “가벼운 무릎 부상 외에 큰 외상은 없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심씨에게 ‘들어오려면 주차권을 끊어 바깥쪽에 주차하라’고 하자 ‘야 이 ××야. 너 한번 죽어볼래’라고 위협하며 차에 시동을 걸어 의도적으로 쳤다”며 “차량테러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찰은 심씨를 소환해 조사한 뒤 불구속 입건하고 귀가 조치했다.

신 교수는 “심씨가 우리의 결혼을 반대하고 박 이사장과 나에게 인신공격과 위협, 협박이 섞인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심씨를 해고했는데도 심씨가 출근하려 해서 막으려 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심씨는 ‘근령씨 이성 찾아요. 등산길에 가짜 교수와 추태…’ ‘최근 근황을 일일이 폭로하기 전에 계획적 접근한 ××× 털어낼 것’ 등의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수차례에 걸쳐 박 이사장과 신 교수, 재단 관계자 등에게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지난달 16일 심씨를 명예훼손과 공갈협박, 성희롱 등의 이유로 종로경찰서에 고소한 뒤 심씨에게 2차례에 걸쳐 해고 통지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심씨는 “아직 공식적으로 대변인직을 그만둔 것도 아니고, 내 방에 들어가서 자료를 갖고 가려고 하는데 신 교수가 막무가내로 막았다”며 “겁을 주려고 공회전만 했을 뿐 차로 민 적은 없다”고 밝혔다. 심씨는 2005년 8월부터 육영재단 어린이회관 대변인으로 일해왔다.

심씨는 “신 교수가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이사장에게 접근했기 때문에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했고, 이 때문에 (신 교수가) 나에게 앙심을 품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재단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신 교수가 감사실장이 되면서 심씨가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을 우려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