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 야구에 ‘도깨비팀’이 나타났다. 고작 16명의 선수로 43년 만에 청룡기 본선에 진출한 부산공고가 우승 후보들을 잇달아 격파하며 8강에 올랐다. 1회전에서 성남서고를 이긴 부산공고는 2일 열린 2회전에서 천안북일고에 6대1 완승을 거두며 ‘파란’을 이어갔다.
“선수층은 엷고, 기술은 부족합니다. ‘한 번 해보자’는 선수들의 의지 말고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부산공고 박경수 감독은 8강 진출의 원동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반은 겸손, 반은 사실이었다. 1회전에서 만난 성남서고는 사실 버거운 상대였다. 부산공고는 지난 1월 동계훈련 때 성남서고와의 연습경기에서 0대27로 참패한 적이 있다. 5월 초 청룡기 부산지역 예선에서는 1, 2학년만 출전시킨 경남고에 콜드게임으로 졌다. 박 감독은 “그게 우리 실력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족함을 메우는 방법은 연습뿐이었다. 박 감독은 “청룡기를 앞두고 학교에서 새벽 1시까지 연습하는 게 예사였다”고 했다. “야구 실력은 좀 떨어질지 몰라도 착하고 성실한 아이들입니다. 빡빡한 훈련 스케줄을 군말 없이 따라준 게 가장 고마워요.”
‘에이스’ 박용운의 힘도 빼놓을 수 없다. 박용운은 1, 2회전 모두 9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두 번의 완투승을 거뒀다. 18이닝 동안 실점은 단 2점(1자책점)뿐. 직구 구속은 130㎞대 초반이지만 코너워크와 볼 끝이 좋아 상대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한다. 박용운의 투구를 본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은 안정된 제구력과 경기 운영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2점 이내로 막을 자신이 있으니 (타선에서) 3점만 뽑아달라”고 할 정도로 배짱도 두둑하다. 청룡기 예선과 본선에서 부산공고가 올린 4승이 모두 박용운의 작품. 예선에선 부경고를 상대로 노히트노런, 부산고전에선 완봉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