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선양 기자]그들에게 묻고 싶다. 미국에서도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라고. 미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면서도 공권력도 강력한 나라이다. 미국에서는 '절대로 경찰에게 대항하지 말라'는 불문율이 있다. 자칫하면 강력한 응징이 따를 수도 있기에 미국의 평범한 시민들은 야구장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를 저지르지 못한다. 무서운 경찰의 강력한 제재가 뒤따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구장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이는 구장 보안요원들과 경찰들이다. 이들은 구장의 안전 및 질서 확립에 앞장선다. 평상시에는 팬들에게 다정한 모습으로 질서유지에 힘쏟고 구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강력한 힘을 앞세워 교통정리에 들어간다. 소란이나 폭력행위를 일으킨 관중은 즉석에서 포박되며 강력한 제재를 받는다.
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는 관중이 경기장에 난입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간혹 난입자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그에 따른 응징이 무서울 정도로 엄격하다. 1차적 물리적 제재도 배제할 수 없을뿐더러 감옥행내지는 벌금형 등 2차 제재도 뒤따른다. 이를 의식한 덕분인지 미국 야구장에서는 볼썽사나운 관중 그라운드 난입이나 관중석 불미스런 일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최근 한국 야구장에는 외국인 관중들이 늘어나면서 볼썽사나운 그라운드 진입이 계속되고 있다. 술취한 젊은 외국인 관중이 경기 중인 그라운드에 불쑥 뛰어들어 질주 세리머니를 펼치고 자랑스러워 한다. 경기장 안전요원들이 간신히 제지해서 데려나가지만 법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소식은 없다.
주로 미국 출신의 야구팬으로 보여지는 이들의 야구장 난입 사태는 여러 가지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잘못하면 민족감정으로 비화될 수 있는 소지도 안고 있다. ‘한국을 깔보고 저런 짓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식있는 야구팬 및 관계자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또 외국인들의 관중 난입은 그동안 조용했던 일부 한국 관중들에게 연쇄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술취한 관중들이 내야 그물망을 타고 올라가거나 그라운드로 진입하는 불미스런 일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가족단위 관객들이 많이 찾고 있는 요즘에는 관중 추태는 많이 사라졌다. 그런데 올 들어 프로야구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외국인들의 관중 난입이 시작되더니 이제는 국내 관중들까지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4월19일 서울 잠실구장(두산-SK전)에서는 술에 취한 한 외국인 남성이 그라운드로 난입, 베이스 사이를 제 집처럼 뛰어 다니다가 경호원에 의해 끌려나갔다. 대전구장은 지난 10일 경기중 외국인 남성 한 명이 그라운드에 들어와 홈에서 슬라이딩을 하는 등 한바탕 소란을 피운 뒤 경호원의 제지를 받았다.
외국인 관중으로부터 시작된 경기장 난입은 국내 관중으로 전염됐다. 프로야구 출범 후 두 번째로 전 구장 만원 사례를 기록한 지난 11일에는 잠실(두산-롯데전)과 대전(한화-LG전)에서는 동시에 관중 난입 사태가 벌어졌다. 거슬러 올라가면 4월29일 사직구장(롯데-LG전)에서도 만취한 국내 관중 2명이 외야 펜스에서 그라운드로 뛰어내렸다. 이 중 한 명은 다리를 크게 다쳐 들것에 실려나갔다.
이처럼 한국 관중들 뿐만 아니라 야구장을 찾은 가족단위 야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외국인 관중 난입에 대해 강력한 규제책을 마련해야 한다.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야구장 출입을 금하는 것은 물론 법적인 제재도 가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 지금처럼 일회성 해프닝으로 넘어가기에는 경기장의 선수들과 미래 야구팬인 어린이들에게 볼썽사나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근년들어 주말이면 전국의 야구장에는 재한 외국인 관중들도 많이 찾아오고 있다. 그들 중에는 안하무인격으로 경기 중에 그라운드에 난입하거나 경기 후 술에 취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등의 추태를 보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강력한 제재 대책을 세워야 야구장이 가족들의 안전하고 즐거운 주말 나들이 장소로 각광을 받을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와 8개구단, 그리고 경찰 등 관계기관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sun@osen.co.kr
4월 19일 잠실구장 두산과 SK의 9회초 경기 중 1사 후 정근우 타석 때 한 외국인 남성이 그라운드에 난입, 경기가 잠시 중단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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