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정선희가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참가자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논란에 휩싸였다.

정선희는 22일 방송된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정선희입니다’에서 뚝섬 유원지에서 자전거를 도난당했다는 한 청취자의 사연을 소개하던 중 갑자기 ‘광우병 촛불집회’ 얘기를 꺼냈다.

정선희는 “나랏물건 챙겨서 자꾸 팔아넘기는 분들은…”이라며 “아무리 광우병 뭐다 해서 애국심을 불태우면서 촛불집회를 해도 이런 사소한 것, 환경오염 시키고 이렇게 맨홀뚜껑 퍼가고…이게 사실 굉장히 큰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되는 범죄”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니까 큰일 있으면 흥분하고 같이 막 하는 분들 중에 이런 분이 없으리라고 누가 아냐”며 “하나부터라도 지켜나가면 그래도 조금 더 단속을 더 하게 되지 않을까. 작은 것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이렇게 큰 것만 자꾸 생각하는 것도 사실 모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이 나가자 프로그램 홈페이지에는 “정선희가 촛불집회 참석자들을 비하했다”며 공식사과와 정선희의 퇴출을 요구하는 항의글이 쇄도했다.

‘김정숙’이란 청취자는 “촛불시위 비판은 하고 싶은데 직설적으로는 못하고 아무 상관없는 자전거 도둑의 사연을 말하고 생뚱맞게 광우병을 말하냐”며 “왜 촛불 시위자 범죄자 취급하고, 아무 상관없는 사연에 촛불 시위를 말하냐”고 했다.

‘조수아’씨도 “맨홀이 얼마나 무거운데 집회 참가자가 흥분해서 가져간다는 생각을 할 수가 있냐”며 “촛불 집회에 참여한 국민들과 도둑놈들을 어떻게 동급으로 놓냐”고 했다.

‘남정희’라는 네티즌은 “물론 정선희씨는 정치적인 발언과 비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정확한 논거를 가지고 제대로 이야기 해야 하는 것”이라며 “작은 질서 의식이나 양심이 국가적 문제보다 더 중요하다는 진행자의 주장에도 동조할 수 없지만, 관련 없는 사안을 가져와서 마치 애국심에 물든 비이성적인 집단 중의 일부가 집회 참가자라도 되는 듯이 발언한 모습은 진행자의 분명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촛불집회를 비하했다기 보다는 큰일만 아니라 작은 일에도 신경쓰자라는 말인 것 같다. 촛불집회 비하는 과도한 해석”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네이버의 ‘gladiolis7’란 네티즌은 “가끔 보면 광우병 문제가 가장 심각하니깐 나머지 문제는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며 “이런 사람들에게 모든 문제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는 의도로 말을 한건데 왜 그렇게 비약을 하냐”고 되물었다.

이 프로그램 유경민 PD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정선희의 발언은 오해의 소지는 있지만 촛불집회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좀 더 의견을 청취한 뒤 사과방송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유 PD는 ‘정선희 발언’에 대해 “큰일을 하는 사람이든 작은 일을 하는 사람이든 질서를 지켜야 한다. 큰일을 하는 사람이라도 작은 것을 지키지 않을 수 있다. 큰 일을 하는 사람도 작은 것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였다”며 “제작진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사전 녹음된 방송을 내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선희의 남편인 배우 안재환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비난글이 쇄도하자 “죄송합니다. 올려 주시는 모든 말씀들 겸허히 받아들이고 가슴 깊이 반성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사과문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