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국정감사 첫날인 6일 오전 10시 30분.

휴대전화 메시지를 확인한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과천 정부종합청사 7층에 마련된 국감장을 황급히 빠져나갔다. 원·달러 환율이 40원 이상 폭등해 6년 만에 최고치인 1260원대를 뚫고 올라갔다는 소식을 담당 직원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보고해온 것이다.

이날 기획재정부 국감의 최대 이슈는 외환보유액 적정성 논란과 정부의 고환율 정책 등 외환 시장 문제였다.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쇄도했지만, 재정부의 외환 담당 간부·실무자들은 외환시장이 열리는 동안 국감장을 비운 채 시장 개입에 나서는 등 외환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음이 국감장에도 그대로 전달됐다. 김종률 민주당 의원이 "국감이 실시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마치 외환위기 때처럼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데 국감 때문에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느냐"고 묻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 국장이 (장관에게) 메모를 올리고 국감장을 빠져나가 (외환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정책의 우선순위를 묻는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강 장관은 "현재 최우선 순위는 국내 외환 시장 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최 국장은 과천 종합청사의 기획재정부 7층 국감장과 5층 국제금융국을 수시로 오가며 강 장관에게 외환시장 동향을 메모로 전달했다. 그러나 최 국장은 "정부가 최대한 방어에 나섰는데도,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유럽까지 번지고 아시아 주가도 폭락하는 등 대외 악재가 겹쳐 환율이 걷잡을 수 없이 너무 많이 올랐다"며 걱정스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