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쥬얼리'에서 배우로 독립한 조민아(본명 조진주·25)는 요즘 뮤지컬 '온에어 시즌3'(6월 27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라디오PD 순정 역을 맡고 있다. '온에어 시즌3'는 DJ 알렉스와 라디오PD 김순정의 러브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알렉스 역으로 진짜 가수 알렉스가 등장을 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그녀는 극중에서 알렉스와 사랑을 한다. “남자배우는 트리플 캐스팅이지만 저는 원 캐스팅이에요. 저는 원 캐스팅이 좋아요. 제 역할을 다른 사람이 하는 걸 보고 싶지 않더라고요. 호호. 알렉스를 맡은 오빠들은 같은 배역이지만 느낌이 달라요. 송용진 오빠와는 시즌1에서 호흡을 맞춰서 편하고 알렉스 오빠는 처음이라 풋풋함이 느껴져요.”
조민아는 캐릭터 연구를 열심히 하는 배우로 알려져 있다. “저는 ‘순정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생각하면서 연기한다’가 아니라 캐스팅 된 순간부터 그냥 ‘내가 순정’이라고 생각해요. 배역을 맡으면 공연이 끝날 때까지 그 캐릭터로 인생을 살죠. 대본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읽어요.”
조민아를 아직도 그룹 ‘쥬얼리’ 출신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녀가 가수에서 연기자로 넘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조민아는 아역배우 출신이다. “초등학교 때 연기자 양성학원인 ‘MTM’의 신문광고를 보고 부모님을 졸랐어요. 어머니는 반대했죠. 대학 가 공부하고 시집가서 평범하게 살길 원하셨어요. 하지만 결국 초등학교 4학년 때 오디션을 봐서 연기학원에 들어갔어요.” 조민아는 ‘TV는 사랑을 싣고’ ‘서프라이즈’ ‘3·1절 특집극’ 등에 등장했다. “엑스트라, 재연 배우 등을 주로 했어요. 최수종·이승연 선배가 주연한 드라마 ‘첫사랑’에서도 아역을 맡은 적이 있고요. 중학교 때부터 대학 때까지 연극반이었고요.”
조민아가 가수가 됐던 것은 그녀 어머니의 꿈이 가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엄마가 노래를 잘하세요. 저는 세 살 때부터 주현미의 '신사동 그 사람'을 따라 불렀다고 해요. 노래방에 함께 가서 옛날 노래를 많이 불렀어요. 그래서 SBS '도전, 1000곡'에서 우승도 할 수 있었던 거예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그룹 ‘쥬얼리’ 활동을 했던 조민아는 2006년 말 ‘달고나’로 뮤지컬 배우가 됐다. 이후 ‘사랑은 비를 타고’ ‘김종욱 찾기’ ‘렌트’ 등에 출연했다. “뮤지컬은 연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싶은 욕심에서 시작했어요. ‘쥬얼리’ 활동하면서 연극은 몇 번 해봤어요. TV드라마와 연극이 함께 섭외가 와도 연극을 택했죠. 호흡이 긴 연기를 해보고 싶었거든요.”
쥬얼리를 탈퇴했을 때 그녀는 부모님과 1년간 말도 안 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가수가 됐고 돈도 잘 버는데 왜 그만두냐’고 하셨어요. 그래서 오피스텔을 얻어 독립을 했고 잠시 혼자 살았어요. 그때부터 가계부를 적었어요. 혼자 살다 보니 이전에는 몰랐던 나를 발견할 수 있었죠. 예를 들면 제가 욕실 청소를 좋아한다는 걸 알았어요. 오피스텔 관리비도 직접 내보고 집주인이랑 협상도 하면서 ‘이런 게 사회생활이구나’라고 생각했죠.”
조민아는 쥬얼리 탈퇴 시점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라고 했다.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것은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었죠. 혼자 많이 울었어요. 이때 책을 많이 읽었어요.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은 자기 계발서를 50권 이상은 읽은 것 같아요.” 그녀는 당시 여행도 다녔는데 바다를 보고 일종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바다를 바라보니 높은 건 없고 넓은 것만 있더라고요. 예전에는 수직적인 사고를 주로 했는데 바다의 가르침을 받고는 수평적인 사고를 하려고 해요.”
조민아는 수입은 많이 줄었지만 버스, 지하철 등을 이용하며 대중과 호흡하는 요즘이 좋다고 한다. “예전에는 밴 타고 다녔고 경호원까지 있었는데 지금은 주로 혼자 다녀요. 그래도 지금이 좋아요. 이제 저를 친근하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제 미니홈피에 진솔한 쪽지나 메일을 주시는 분들도 많아요. 쥬얼리에서는 묻혀 있었는데 이제는 빛이 난다는 말이 기억에 남아요. 그럼 저도 답장을 보내죠. 결정하기 힘들었지만 제 선택을 믿는다고 말이에요.”
그녀는 연기를 위한 세상 경험을 넓히기 위해 아이스크림 가게 같은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사실 경제적으로 어렵지는 않지만 해보고 싶어서 시급을 물어보러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어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저를 알아봐서 그냥 아이스크림 사 먹고 사인까지 해주고 나왔어요. 아무튼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그래야 더욱 깊이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조민아의 어머니는 그녀의 공연을 항상 세 번 정도 관람한다. "첫 공연, 중간 공연, 마지막 공연을 보세요. 박수도 안 치시고 나중에 냉정한 평가를 해주세요. 저희 부모님은 '우리 딸이 최고'라고만 이야기해 주시지는 않아요. 고쳐야 할 점은 정확하게 말해주시죠." 그녀는 현재 동국대 연극영화과 2학년 휴학 중이다. "서울예대 방송연예과를 2학년 때 자퇴했어요. 엄마는 제가 공부를 병행했으면 하세요. 그래서 제가 4년제 대학에 가서 장학금 받고 연기도 하겠다고 했어요. 1학기 때 차석을 했는데 장학금을 안 주더라고요. 2학기 때 수석을 해서 결국 장학금을 받았죠."
조민아에게는 친엄마 말고 또 다른 엄마가 한 명 있다. 뮤지컬배우 최정원이다. 조민아는 그녀를 '엄마'라고 부른다. "제 롤모델인 최정원 선배 공연은 빼놓지 않고 봐요. 저도 선배처럼 에너지 넘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무대 위에서 움직이는 모든 모습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보게 만드는 카리스마가 부러워요. 또 옥주현 언니와는 항상 작품 선택 상담을 해요."
배우 박상면은 '부적처럼 가지고 다니라'며 자신의 사진을 조민아에게 준 적이 있다고 한다. "김경란 아나운서와도 친해요. 제가 사회생활 16년차라 아는 사람은 많지만 친한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아요. 밥 같이 몇 번 먹었다고 친하다고 할 수만은 없잖아요. 기억나는 팬으로는 마사끼라는 일본인 아저씨가 있어요. 항상 제 공연을 보러 한국에 와주세요."
이야기를 나눌수록 나이에 비해 원숙미가 느껴지는 조민아는 재테크의 달인이기도 하다. “요즘 ‘4개의 통장’이 베스트셀러인데 저는 통장이 17개예요. 적금을 시작하면 죽어도 안 깨요. 1년 만기, 정기적금, 자유적금은 물론 새마을금고, 상호저축은행 등 호기심이 생기면 파고들어 공부를 해요. ‘계란을 깨뜨리지 않으려면 나눠 담아야 한다’는 것이 재테크의 기본 원칙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