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기·서울아산병원내분비내과 교수

조선일보 7월 30일자 A1면에 실린 '갑상선암 기사'와 관련해 환자들에게 혼란이 생길까 염려된다. 국내에서 최근 갑상선암이 급증하고, 그것이 초음파 검진의 보편화로 암 진단이 늘어난 탓이란 해석은 인정한다. 그런데 조선일보 기사는 1㎝보다 작은 유두암을 일본에서는 수술하지 않고 두고 본다는 내용을 소개하면서, 국내에서는 마치 과잉 수술을 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 하지만 일단 암으로 진단되면 갑상선을 절제하는 것은 미국과 유럽 갑상선학회의 공통된 진료 가이드라인이다.

그럼 일본은 왜 다른가. 일본학회에선 자체 권고안이 없어 각 전문가 그룹의 의견이나 경험에 따라 경과 관찰이나 수술을 시행한다. 일본에서 1㎝ 이하 유두암을 수술하지 않는 대표적인 곳은 고베의 구마병원이다. 여기선 이 단계의 갑상선암을 수술하지 않고 관찰했더니 몇 년 동안 크기가 커진 환자가 10% 정도에 그쳤다는 논문을 냈었다.

그러나 유두암이 1㎝보다 작아도 그중 40%는 갑상선을 둘러싼 피막을 벗어났거나 주변 림프절로 퍼진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치료 후 재발 확률이 높고, 폐로 전이될 가능성도 크다. 불행히도 이 사실을 수술 전에 평가할 방법이 없다. 초음파나 CT 촬영으로도 알 수 없다. 절반 이상의 미세암은 몇 년 이상 그대로 두어도 별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어떤 경우가 그런지를 몰라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다.

올가을 발표 예정인 미국갑상선학회의 수정 진료 권고안은 5㎜보다 작은 갑상선 결절의 경우, 암인지 알아보기 위한 검사 대신 경과를 지켜보도록 하고 있다. 1㎝보다 작은 유두암을 수술했을 때와 그냥 놔뒀을 때의 생존율을 비교한 연구는 없다. 그렇다면 기존에 나온 증거와 확률에 근거해 환자에게 최악을 피하고 최선의 결과가 나오도록 하는 게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