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한 마리로 90명분의 삼계탕을 만들어서 점심으로 제공한 어린이집이 있다. 해당 어린이집은 유통기한이 지난 요구르트, 곰팡이 핀 찐빵 등을 간식으로 제공한 의혹이 있다고 TV조선이 15일 보도했다. 이하는 TV조선 보도 전문.

[리포트]
인천의 한 어린이집. 초복이던 지난달 18일, 삼계탕이 어린이들 앞에 한 그릇씩 돌아갑니다.

그런데 닭고기 흔적은 거의 없고 희멀건 국물만 있습니다. 닭 한 마리로 보육교사와 원생 90명분이 만들어진 겁니다. 몇주 전 나온 닭볶음탕도 감자와 양파만 있고 닭고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보육교수 A씨
"삼계탕이라도 멀건 국물에 찢어서 닭고기를 넣었으니까 보이겠어요."

이 어린이집에서 작성된 식재료 명세서입니다. 90명분 점심에 들어간 닭고기 한 마리 값은 6천 원. 삼계탕 한 그릇 당 66원어치의 닭고기가 들어간 셈입니다.

정부가 어린이집에 보육료를 지원하면서 정한 1인당 하루 최소 급식비는 1745원. 그런데 이런 식이라면 기타 재료 및 간식비를 합쳐봐야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학부모들의 항의에 조리사도 인정했다고 합니다.

[전화녹취] 학부모
"(조리사가) 뻔뻔스럽게 시인을 하더라니까요. 닭 한 마리로 애들이 80~90명이 먹을 수 있는 거를 자기가 될 줄 알았다고."

뒤늦게 사실을 안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인터뷰] 학부모
"모든 음식들을 이때까지 그렇게 먹어왔다는 건데 너무 어이가 없죠. 믿고 보내는 어린이집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거는…"

국수 한 그릇을 어린이 10여 명에게 나눠 먹이고 유통기한이 지난 요구르트, 곰팡이 핀 찐빵 등을 간식으로 제공한 의혹도 터져 나왔습니다. 참다못한 교사 A씨는 구청에 이런 상황을 알렸습니다.

[인터뷰] 보육교사 A씨
"불법적인 것들이 많이 보였기 때문에 교사의 양심이 허락지 않아서…"

연 2회 이상 위생점검을 해야 하는 구청은 한 번도 나와보지 않았고, 민원이 제기된 후에야 자체조사가 힘들다며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인터뷰] 인천시 서구청 관계자
"개원한 지 얼마 안 됐고 8월에 정기점검을 잡아놨었는데 그 전에…"

어린이집 측은 A씨의 모략이라고 반박합니다.

[녹취] 어린이집 원장
"아파서 원감한테 위임했는데 어느 날 지도점검이 와서 알았거든요."

경찰은 어린이집 원장이 식자재비 등을 빼돌렸는지 여부를 수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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