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일본에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되어 버린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소설가 조정래(77)씨가 자신을 향해 ‘광기’라고 비판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에 대해 “저에게 아주 경박하게 무례와 불경을 저지르고 있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조씨는 자신의 친일파 발언 논란은 언론이 ‘토착왜구’라는 주어를 빼 왜곡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쓸데 없는 말장난”이라고 했다.
앞서 소설 ‘태백산맥’ ‘아리랑’의 저자인 조씨는 지난 12일 등단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일본에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되어버립니다. 민족 반역자가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이 정도면 ‘광기’라고 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따님도 일본 고쿠시칸 대학에서 유학한 것으로 아는데, 일본 유학하면 친일파라니 곧 조정래 선생이 설치하라는 반민특위에 회부되어 민족반역자로 처단 당하시겠다”고 했다.
◇ 조정래 “어떻게 대통령 딸까지 끌어다가 이렇게 할 수 있나”
조씨는 14일 ‘나는 꼼수다’ 출신 방송인 주진우씨가 진행하는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 진 전 교수의 비판에 대해 “이게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진중권씨는 자기도 대학 교수를 하고 한 사람이면 엄연히 사실 확인을 분명히 했어야 한다. 저한테 전화 한 통화도 없이 아주 경박하게 두 가지의 무례와 불경을 저지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작가를 향해서 광기라고 말을 한다. 저는 그 사람한테 대선배”라며 “인간적으로도 그렇고 작가라는 사회적 지위로도 그렇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대통령의 딸까지 끌어다가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나”라고 했다.
조씨는 “그래서 진중권씨에게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정식으로 사과하기를 요구한다”며 “만약에 사과하지 않으면 명예훼손을 시킨 법적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이라고 했다.
조정래는 친일파 발언 논란과 관련, 진행자가 “일본 유학 갔다 오는 사람 싫어하는 건 아니죠”라고 묻자 “아니다. 제가 토착왜구라고 불리는 분명히 주어를 넣었기 때문에 범위가 딱 제한돼 있다”고 했다. 그는 조선일보를 포함한 언론들이 자신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신문의 의도적인 왜곡 때문에 상처 받거나 기분 나쁘셨던 언짢았던 유학 갔다 오신 분들께 제가 정말 신문들을 대신해서 사과한다”고 했다. 그는 “그걸(‘토착왜구’라는 표현)을 빼버림으로 해서 모든 유학 갔다 온 사람들이 그렇다는 식으로 덤터기를 씌우고 모략을 한 것”이라고도 했다.
◇ 진중권 “왜 잘못을 애먼 언론에 뒤집어씌우나"
진 전 교수는 조씨의 주장에 대해 “쓸데 없는 말장난”이라고 했다. 조씨의 발언 원문은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일본에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되어버립니다. 민족 반역자가 됩니다”이다.
진 전 교수는 “조정래씨는 이 문장의 주어가 ‘토착왜구’인데, 언론에서 이를 빼버렸다고 해명한다. 말이 안 된다”며 “그의 말대로 ‘토착왜구’가 문장의 주어였다고 하자. 그럼 괴상한 문장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조씨의 주장대로라면 “(우리가)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자들은 일본에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됩니다. 민족반역자가 됩니다”라는 말이 된다는 것이다.
진 전 교수는 "일본에 가기 전에 이미 토착왜구인데 어떻게 일본에 유학 갔다 와서 다시 친일파가 되나”라며 “이게 말이 되려면, 친일파가 일본에 건너가면서 애국자로 거듭났다가 거기서 다시 친일파가 되어 돌아와야 한다. 그냥 감정이 격해져서 말실수를 했다고 하면 될 것을”이라고 했다.
그는 “문인이라면 문장을 제대로 써야 한다. 거기에 ‘무조건 다’라는 말이 왜 필요하나”라며 “그 낱말들이 들어간 이상 문장은 당연히 일본유학생은 무조건 다 친일파라는 식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근데 그 잘못을 왜 애먼 언론에 뒤집어 씌우는지”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사실 그의 발언의 끔찍함은 다른 데에 있다”며 “특별법을 만들고 반민특위를 설치해 인구의 ’150만, 60만'에 달하는 친일파들을 처단하자, 무서운 건 이 발상”이라고 했다. 그는 “도대체 그 수치는 어디서 나왔고, 특정인을 ‘친일파’, ‘민족반역자’이라 판정하는 기준은 뭐냐”라고 반문했다. 진 전 교수는 "'토착왜구'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데에 대한 문제의식은 아예 없어 보인다. 그게 과거에 이견을 가진 이들을 ‘빨갱이’라 몰아서 탄압하던 독재정권의 행태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 다음은 KBS 홈페이지에 올라온 조정래씨의 관련 발언 원문
◇주진우: 선생님 발언을 가지고 지금 조선일보에서 크게 쓰고 그걸 가지고 어떤 분은 진중권 씨 같은 경우는 광기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 딸 유학 갔는데 그것도 지적하고요. 작가님 아버님이 일본 유학 갔다 왔습니까? 그래서 그것도 친일파냐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이렇게 논리가 비약되는 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조정래: 이게 말이 안 되는 것이죠. 그러니까 진중권 씨는 자기도 대학 교수를 하고 한 사람이면 엄연히 사실 확인을 분명히 했어야 합니다. 저한테 전화 한 통화도 없이 아주 경박하게 두 가지의 무례와 불경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주진우: 두 가지의 무례와 불경이다.
◆조정래: 작가를 향해서 광기라고 말을 합니다. 저는 그 사람한테 대선배입니다. 인간적으로도 그렇고 작가라는 사회적 지위로도 그렇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대통령의 딸까지 끌어다가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습니까? 저는 그래서 진중권 씨에게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정식으로 사과하기를 요구합니다. 만약에 사과하지 않으면 명예훼손을 시킨 법적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입니다.
◇주진우: 그래요? 이게 또 커지는데. 선생님, 일본 유학 갔다 오는 사람 싫어하는 건 아니죠?
◆조정래: 아니죠. 제가 토착왜구라고 불리는 분명히 주어를 넣었기 때문에 범위가 딱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신문의 잘못 왜곡. 의도적인 왜곡 때문에 상처 받거나 기분 나쁘셨던 언짢았던 유학 갔다 오신 분들께 제가 정말 신문들을 대신해서 사과합니다.
◇주진우: 아니, 토착왜구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지금 민족 반역자 역할을 하고 있고요.
◆조정래: 당연하죠.
◇주진우: 그분들이 친일파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그 말은 맞잖아요.
◆조정래: 그 말은 맞는데.
◇주진우: 맞는데.
◆조정래: 그걸 빼버림으로 해서 모든 유학 갔다 온 사람들이 그렇다는 식으로 덤터기를 씌우고 모략을 한 거죠.
◇주진우: 선생님 우동 먹어도 괜찮죠? 초밥 좋아하시죠, 선생님도?
◆조정래: 당연하죠. 그리고 일본은 우리와 민족적인 감정이 원수적 입장에 있을 뿐이지 그들의 전통이나 또 가업을 이어받는 거나 그런 것들 미담이 굉장히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