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잘린 윤석열’ 만평으로 논란을 빚었던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이 이번엔 ‘목 꿰맨 윤석열’ 만평을 그렸다. 한겨레신문에서 시사 만평을 그려왔던 박 화백은 지난달 26일자 경기신문 1면에 실린 ‘박재동의 손바닥 아트’ 만평에서 최근 대립하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모습을 그리면서 윤 총장의 목이 잘린 모습을 그려 논란이 됐다.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이 2일 경기신문 홈페이지에 게재한 만평./경기신문 홈페이지

2일 오후 경기신문 홈페이지에 올라온 ‘박재동의 손바닥 아트(9)’에서도 추 장관과 윤 총장이 등장했다. 전날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조미연)가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한 추 장관의 직무정지 명령에 대해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몰각하는 것”이라며 효력을 중단하라고 결정한 이후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만평을 보면 추 장관은 오른손에 칼을 들고 왼손으로는 칼날을 만지는 모습이다. 또한 누군가가 두 손으로 윤 총장의 목 부위를 실로 꿰맨 모습이 나온다. 만평에서 윤 총장의 목을 실로 꿰매 붙인 사람은 “붙긴 붙었는데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네” “모쪼록 조심하슈”라고 한다.

박 화백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배제 결정에 대한 법원의 집행정지 명령 효력중단 결정으로 다시 출근했다. 이어 바로 법무부 징계위원회를 앞두고 있다”고 적었다.

박재동 화백./조선DB

윤 총장은 전날 법원이 직무집행 정치 취소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리자 약 40분 만인 오후 5시 13분쯤 대검 청사로 출근했다. 법무부는 법원 결정이 나자 당초 2일로 예정됐던 윤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를 4일로 연기했다. 추 장관 대신 징계위 위원장을 맡을 예정이었던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사표를 내자 문재인 대통령은 2일 후임에 진보성향 법조인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 이용구(56)변호사를 임명했다. 이는 윤 총장 징계위를 강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박 화백의 만평은 이런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재동 화백의 '목잘린 윤석열' 만평. /경기신문

앞서 박 화백은 지난달 26일자 경기신문 1면에 그린 만평에서 목이 잘린 윤 총장 모습을 담아 논란이 일었다. 만평은 국감에서 윤 총장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한 발언을 인용해 윤 총장이 “난 당신 부하가 아니야”라고 말하자, 팔짱을 끼고 있는 추 장관이 그 앞에서 “소원대로”라고 말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 만평을 두고 소셜미디어에서 논란이 일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박 화백을 가리켜 “성추행도 검찰 탓이겠지”라고 썼다. 2018년 박 화백이 결혼식 주례를 부탁하러 온 후배 여성 만화가를 성추행했다며 ‘미투’ 폭로가 나온 사실을 비꼰 것이다.

박 화백은 미투 폭로 당시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했지만, 이후 “허위사실이 포함됐다”며 자신의 미투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논란이 커지자 경기신문은 지난 1일 사설을 통해 “‘목이 잘린다'는 표현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듣는 ‘직책에서 쫓겨난다’는 말의 풍자적 표현”이라며 “박 화백의 만평은 그런 흐드러진 표현을 형상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박 화백의 성추행 피소 전력과 관련해 “논란이 많은 뉴스메이커의 한 일방이라는 점에서 불쾌하고 기분이 나쁠 수는 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언론들까지 나서서 메시지가 아닌 메신저를 무차별적으로 인신공격하는 것은 결코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라며 “풍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문화 국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