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문화와 예술, 역사 유적이 있는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 마닐라 베이의 대규모 휴양 단지 ‘엔터테인먼트 시티’는 복합 리조트의 허브로 간척도시에 조성된 인공섬 위로 럭셔리 리조트와 호텔이 들어서 있다. 그중 가장 먼저 문을 연 ‘솔레어 리조트 엔터테인먼트 시티’(이하 솔레어 리조트)를 찾았다. 지난 2013년 ‘필리핀의 부호’로 알려진 블룸베리 리조트 코퍼레이션 회장 엔리케 K.라존이 12억 달러(약 1조6,700억 원)를 들여 문을 연 복합리조트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얼마전 가수 싸이가 홍보대사로 위촉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호캉스는 기본…리조트의 속살 채운 현대미술의 향연
마닐라 공항을 나와 차로 15분 가량 이동해 솔레어 리조트로 발걸음을 옮긴다. 여의도 공원의 약 40% 크기에 달하는 초대형 리조트로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로부터 8년 연속 5성급 리조트로 선정된만큼 일단 로비만 둘러봐도 눈요기가 된다. 로비 곳곳이 생화로 꾸며져 사진 찍기에도 그만이다.
객실 수는 무려 793개에 달한다. 객실엔 마닐라 베이 뷰가 펼쳐지고 카지노, 수영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큰 이동 없이 휴식과 재미를 한 번에 누릴 수 있다. 덥고 습한 마닐라의 날씨를 겪지 않아도 되는 것은 덤이다. 쇼핑몰, 엘리베이터 등 눈길 닿는 곳마다 필리핀의 유명 예술가와 신진 아티스트의 작품 3,000여 점과 마주할 수 있어 현대미술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아트 갤러리로서도 더할 나위 없다. 리조트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전시장이다.
스카이 타워와 이어진 베이 타워에는 총 4개의 초호화 빌라 객실이 있다. 그중 936㎡(약 280평)가 넘는 체어맨스 빌라는 호텔에서 가장 큰 객실로 세계적인 팝 가수 브루노 마스가 이곳에 묵었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 쇼핑·레저·미식…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까지
규모의 강점은 폭넓은 선택권에 있다. 시원한 리조트 안을 걷기만 하면 하고 싶은 건 거의 다 할 수 있다.
권총·소총 등 30여종의 총기를 갖추고 있는 사격장 스카이 레인지는 스마트 패드 시스템으로 제어되는 25m·50m 실내 사격 레인에서 안전하게 사격을 체험할 수 있다. 구찌·디올 등 수많은 명품 매장이 있는 더 숍(The shoppes), 1,000대 이상의 슬롯머신과 바카라, 블랙잭 등 300개가 넘는 오락 시설이 운영 중인 대형 카지노, 세미나와 각종 연회가 열리는 2,200명 수용 규모의 그랜드볼룸, 1,740석 규모의 ‘더 시어터’에서는 뮤지컬, 콘서트, 오페라 공연이 수시로 열린다. 오는 12월 31일에는 필리핀 출신의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 레아 살롱가와 필리핀 유명 가수 마틴 니에베라의 새해 전야 파티가 열릴 예정이다.
머리는 쉬어도 입은 쉴 수 없다. 솔레어 리조트 내에는 총 17개의 레스토랑이 있는데 음식 맛 유지를 위해 현지 국가에서 식자재 대부분을 공수해온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일식당 ‘야쿠미’는 도쿄 도요스 수산시장에서 매주 2회 식재료를 공수하며, 중식당 ‘레드랜턴’은 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 ‘피네스트라’는 영국에서 감자, 이탈리아에서 파스타를 공수해온다. 이밖에도 한식당 ‘기와’, 한국 치킨 브랜드 ‘깐부치킨’ 등 한국 친화적인 레스토랑도 마련되어 있다.
한편 지난 4일, 솔레어 리조트의 연례 행사인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이 열렸다. 인구의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에서 크리스마스는 가장 큰 명절 중 하나로 이번 점등식은 연말연시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라고 할 수 있다. 블룸베리 리조트 코퍼레이션 회장인 엔리케 라존 주니어 등 현지 각계 유명 인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으며 뮤지컬 배우 레아 살롱가와 클레이 에이켄의 미니 공연도 열렸다.
◆ 우아한 인테리어…케손시티의 새 랜드마크
새로운 리조트로 발걸음을 옮긴다. 솔레어 리조트 노스는 지난 5월 필리핀 케손시티에 문을 연 복합 리조트로 530개의 객실과 대규모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갖췄다. 기존 솔레어 리조트의 분위기와 조금 다르게 필리핀의 전통 패턴인 솔리히야(solihiya)의 반복이 각 공간을 감싸고 있어 리조트 디자인의 핵심과 필리핀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오벨리스크 ‘맹그로브’가 시선을 압도한다. 도심 속 오아시스 컨셉에 기반해 만들어진 조형물로 저녁이 되면 색깔이 변하며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든다.
솔레어 리조트 노스는 총 14개의 레스토랑을 갖추고 있다. 이 중 타갈로그어로 ‘맛있다’는 뜻의 만야만(Manyaman)은 필리핀 현지식 레스토랑으로 풍미가 깊고 정교한 요리로 알려진 카팜팡안(Kapampangan) 요리를 재해석한 메뉴를 선보인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이곳은 다른 얼굴로 변한다. 38층에 위치한 스카이바는 눈 앞에 케손시티 전체가 펼쳐지는 멋진 파노라마 야경을 선사한다. 루프톱 바에서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수제 칵테일, 한정판 위스키, 프리미엄 시가를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