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기증관’(가칭)이 서울 송현동에 들어선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연구 용역을 거쳐 송현동 부지를 최종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최종 후보지는 용산과 송현동 두 곳이었지만, 장소성·접근성·연계성·활용성·경관 및 조망성 등 6개 평가 결과 송현동이 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20여 개 박물관·미술관이 근처에 밀집해 있고, 경복궁과 북촌 한옥마을 등 문화·관광 명소가 많아 방문객 유입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빈 땅으로 남아 있는 송현동 48-9번지 일대 3만7141㎡ 중 9787㎡가 ‘이건희 컬렉션’ 전시를 위한 기증관 건립에 사용된다.
송현동 부지는 현재 대한항공 소유로, 조만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들인 뒤 서울시 소유지와 맞바꾸고, 다시 문체부가 서울시와 업무 협약을 맺어 이 땅을 다른 국유지와 맞바꿔 소유함으로써 국립 미술관을 건립할 법적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기증관 건립은 서울이 세계 5대 문화·관광 도시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했고, 황희 문체부 장관은 “권역별 순회 전시 개최 등을 통해 지방이 문화 예술 향유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관심을 쏟겠다”고 했다.
건축 절차도 곧장 시행된다. 이달부터 예비타당성 조사 절차에 들어가 내년 하반기 국제 설계 공모를 추진하고, 설계와 공사를 거쳐 2027년에 완공·개관할 예정이다. 다만 소유권 이전 절차로 인해 건립 시기가 다소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건물은 연면적 3만㎡ 규모로 향후 ‘이건희 컬렉션’을 소장·전시하면서 “장르 경계 없는 융복합 미술관”을 지향한다는 방침이다. 기증관을 둘러싼 부지는 도심 녹지공원으로 조성되고, ‘이건희 기증관’ 명칭도 각계 의견 수렴을 통해 변경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