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말하고 싶은 것들
김경훈 지음|시공아트|352쪽|1만8000원
왜 남이 찍어준 내 얼굴 사진은 거울보다 못생겨 보일까? 진실을 대하는 건 언제나 괴로운 일이다.
미국 대통령 링컨 역시 결코 미남이 아니었다. 비쩍 마른 데다 목은 너무 길고 얼굴은 좌우 비대칭이었다. 그러나 1860년 사진가 매슈 브래디가 찍어준 증명사진 한 장이 링컨의 정치 인생을 바꿔놨다. 옷깃을 목 위까지 여미고, 최적의 ‘얼짱 각도’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촌뜨기 아닌 사진 속 듬직한 중견 정치가의 이미지를 링컨은 선거 유세에 적극 활용한다.
사진의 배후에 기록된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사진의 역할을 되묻는 책이다. 2019년 한국인 사진기자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은 저자의 ‘중남미 이민자 모녀 사진’이 조작 의혹에 시달렸던 사연도 담겼다. “한 장의 사진에 담긴 디테일들은 (…) 보는 사람의 배경 지식과 관점에 따라 주관적으로 해석됩니다. 바로 이 과정에서 의도적인 왜곡의 개입이 가능해지는 것이지요.” 가짜 뉴스 프레임과도 맥락이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