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별자리들

채승우 지음|보스토크 프레스|240쪽|1만8000원

“왜 다른 신문과 같은 사진을 못 찍어 왔지?” 18년간 일간지 사진 기자로 일한 저자는 상사에게 가장 많이 들은 질책을 이 문장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이런 답을 찾았다. “우리는 모든 순간을 볼 수 있는 초월적 관찰자가 아니니까.” 같은 공간을 찍어도 사진기를 든 이에 따라 결과물은 늘 달라진다.

한정된 시야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사진을 찍고, 바라봐야 할까. 저자는 해답을 찾기 위해 사진의 역사 속 빛났던 사유의 순간들을 별자리 지도처럼 연결했다. 총 4부에 걸쳐 발터 벤야민, 빌렘 플루서 등 사진 철학 연구자들의 담론을 소개하고, 사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거리들을 정리했다. 눈에 안 보이는 블랙홀을 망원경으로 찍으면 ‘사진’이라 할 수 있을까? 동일한 피사체가 담긴 사진의 표절 여부는 어떻게 가릴까 등의 고민이다. 저자는 특히 원주민을 ‘외래종’ ‘나체’로만 표현해 비판받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사진을 사례로 들며 피사체뿐만 아니라 이를 향한 촬영자의 태도와 시선 또한 카메라에 잘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