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에서 얼어붙다

마르쿠스 렉스 지음|오공훈 옮김|동아시아|420쪽|3만2000원

19세기 노르웨이 탐험가 프리드쇼프 난센은 해빙(海氷)이 해류를 타고 컨베이어 벨트처럼 북극을 가로지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탐험선을 얼음 위에 올려 1893년 북극으로 향했던 그의 시도가 126년 만에 재현됐다. 얼음에 올라탄 쇄빙선으로 37국 과학자들이 2019년 9월부터 330일간 북극을 무동력으로 횡단하며 기후변화를 연구한 모자이크(MOSAiC) 원정대다.

독일의 대기물리학자로 원정 대장이었던 저자는 1990년대엔 스키로 접근했던 빙산에 이제는 보트 없이는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소개하며 “북극 전체가 다른 지역보다 두 배 이상 온난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북극은 북반구의 풍계(風系·편서풍 등 넓은 지역에서 일정하게 부는 바람)를 움직이고 날씨를 결정하는 ‘기상 부엌’이기에 이는 전 지구적 문제다. “폭발이 시작되고 있지만, 아직 변화를 되돌릴 수 있다.”

사진 117장을 곁들여 원정대의 여정을 항해일지처럼 기록했다.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탐험에 동행하는 듯한 현장감이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