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의 기원
스티븐 M. 월트 지음 | 이준상 옮김 | 김앤김북스 | 432쪽 | 1만8000원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을 독일과 이탈리아가 함께 일으킨 전쟁으로 알고 있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정이 좀 다르다. 당시 이탈리아는 대단히 ‘위협적’인 히틀러의 첫 공격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 독일과 동맹을 맺고 편승하는 전략을 택했다. 위협적인 국가가 등장했을 때 근처 다른 나라들은 균형을 선택하려 할까, 아니면 편승 쪽으로 기울까?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학술처장이 1987년 쓴 이 책은 동맹 이론의 고전 같은 책으로 통한다. 국가들이 가장 강한 나라에 맞서 균형을 추구한다고 본 전통적 세력 균형 이론에 맞서, 저자 월트는 ‘가장 위협적인 국가에 대해 균형을 추구한다’는 위협 균형 이론을 설파한다. “위협의 수준은 총체적 국력, 지리적 근접성, 공격 능력, 특히 ‘공격 의도’에 의해 결정된다.”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균형을 선택하지만, 위협 국가의 힘이 압도적이거나 적절한 동맹을 구할 수 없을 때 예외적으로 편승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저자는 현재 아시아에서 위협적인 국가로 중국이 떠오른다고 보고 “한·미 동맹은 어느 때보다 가치가 커졌다”며 “중국에 편승하려는 유혹을 떨치고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