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밥 해먹는 건 당연한 일인데,
‘집밥’이라는 말이 생겼다는 것부터 집에서 밥 해먹는 일이 귀해졌다는 방증이겠죠.
지난주 소개한 책 ‘홀썸의 집밥예찬’은
집밥을 어떻게 하면 간편하게, 자주 해먹을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담긴 책입니다.
저자 역시 한 때는 해 먹는 것보다 남이 해 주는 걸 먹는 게 더 익숙했지만,
코로나로 어쩔 수 없이 조리대 앞에 서게 되면서
3000끼 넘는 집밥을 하다 보니 경지에 올랐다는군요.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집밥의 ‘루틴’, 즉 ‘습관’을 만들라는 것.
셀프 밀키트를 만들거나, 일정기간 먹을 메뉴의 식재료를 미리 준비해놓는 등
‘계획’을 세우다 보면 집밥이 쉬워진다고 말합니다.
[셀프 밀키트·냄비 하나로 나물 세 가지… 고수가 알려주는 '집밥 습관' 만드는 법]
지난 28일 종영한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대본집 세트가 예약판매만으로
5월 넷째주 예스24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습니다.
정식 출간은 7월 22일. 판매 사흘만에 2만부가 나갔답니다.
“살면서 드라마에 미쳐 대본집까지 사는 건 처음.”
배우 변우석이 연기한 남자주인공 ‘선재’에 빠진 열성 팬들이 잇달아 댓글을 달았습니다.
구매자 중 30~40대 여성 비율이 58.7%로 절반이 넘습니다.
9년차 배우 변우석을 일약 스타로 만든 이 드라마는
30대 여성 ‘솔’(배우 김혜윤)이 타임슬립을 거듭하며 과거로 가 미래를 바꿈으로써
자신의 최애 아이돌 스타 ‘선재’를 죽음으로부터 구하는 내용입니다.
이른바 ‘쌍방구원 로맨스’.
선재는 사실 솔이와 고등학교 동창으로, 오래 전부터 솔이를 짝사랑했거든요.
솔이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구해준 이도 알고 보니 선재였고요.
현재의 선재 열풍이
영화 ‘건축학 개론’의 수지가 ‘국민 첫사랑’으로 등극했을 때와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다정한 순정남 선재의 캐릭터는 첫사랑보다는 ‘연애 초반의 그’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보는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고,
너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다 말하던 ‘그’의 이데아가 바로 선재인 것이죠.
시간이 흐르면 풋풋하게 반짝이던 그는 사라지고 권태롭고 지친 ‘아재’만 남지만,
그 내면 어딘가 한때 나를 설레게 한 ‘선재’가 있겠지요.
“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영혼에 스미는 것”이라는
솔이 할머니의 말이 시청자들 가슴을 울린 건 아마도 그 때문일 겁니다.
따라서 3040 여성들이 선재에 열광하는 건
익숙한 당신으로부터 다시 선재를 불러내기 위한 몸부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아내가, 여자친구가 선재에 열광한다고 너무 서운해 마세요.
그녀의 속내는 이럴지도요. ‘네 안에 선재 있다’. 곽아람 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