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HAP PHOTO-3499> 한강, '노벨 낭독의 밤' 참석
(스톡홀름=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지난 12일(현지시간)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이 스웨덴 스톡홀름 왕립연극극장에서 열린 '노벨 낭독의 밤' 행사에 발언하고 있다. 2024.12.13
shine@yna.co.kr/2024-12-13 08:55:53/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강연문 ‘빛과 실’에서 이 구절을 읽고 ‘희랍어 시간’(문학동네)을 펼쳤습니다.
말을 잃은 여자는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의 희랍어 수업을 듣습니다.
어느날 안경을 잃어버린 남자를 여자가 집으로 데려다 줍니다.
식탁 위 백열등과 책상 위 갓등의 빛에 기대,
여자는 남자의 손바닥에 자신의 손가락으로 글씨를 쓰며 마침내 소통합니다.
소설은 입술과 눈꺼풀을 여러 번 호명하며 여자와 남자가 상실한 감각을 환기합니다.
인체의 이 두 부위는 아마도 한강이 강연에서 언급한 인간의 ‘연한 부분’과도 연결돼 있을 겁니다.
소설 속 여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니 한강 작품을 읽어보고 싶지만,
무겁고 어둡다 하여 읽기 망설여진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께 ‘희랍어 시간’을 권합니다.
어둠에서 빛을, 침묵에서 소리를 길어 올리는 이야기.
혼돈을 버텨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위로가 될 만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곽아람 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