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 필

요한 하리 지음|이지연 옮김|어크로스|404쪽|1만9800원

173cm에 92kg, 체지방률 32%. 베스트셀러 ‘도둑맞은 집중력’을 쓴 저자는 코로나 이후 불룩해진 배를 보고 위험을 느낀다. 친구의 죽음도 충격을 줬다. 비만이었던 친구는 당뇨병, 허리 통증 등 온갖 질병에 시달리다 심장 마비로 사망했다. 저자는 ‘마법의 약’을 써봐야겠다고 결심한다.

저자가 신종 비만 치료제를 직접 투약하며 써 내려간 탐사 보고서다. 일론 머스크의 다이어트 약으로 유명해진 이 약들은 평균 5~24%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고 있다. 신약 개발에 기여한 과학자, 식품 업계 관계자, 의학계 석학 등 100명이 넘는 전문가를 인터뷰했다. 사람들은 언제부터 이렇게 뚱뚱해졌는지, 의지력만으로는 왜 살을 빼기 어려운지, 비만 치료제는 정말 안전한지 등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간다.

마음껏 먹고도 살찌지 않는 시대가 올까.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지만 곧 마음이 무거워진다. 포만감을 마비시키는 음식을 먹고, 포만감을 되찾아 주는 약물에 의존하는 현대 사회의 기이한 구조를 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