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지식 정보 그림책 ‘국경’의 프랑스어판(Qu’est-ce qu’une frontière?)이 올해 프랑스의 권위있는 어린이·청소년 도서상인 소시에르상(논픽션 부문)을 받는다고 한국어판을 펴낸 책읽는곰 출판사가 25일 밝혔다.

프랑스의 권위있는 어린이 청소년 도서상인 '소시에르상'을 한국 처음으로 받은 그림책 ‘국경’의 한국어판(왼쪽)과 프랑스어판 표지. /책읽는곰

소시에르상(Prix Sorcières)은 프랑스 사서 협회(ABF)와 어린이·청소년 도서 전문 서점 협회(ALST)가 그해 가장 주목할 만한 어린이·청소년 도서에 수여하는 상. 1년여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6개 분야 30권의 책을 선정한 뒤, 회원 투표를 거쳐 이듬해 봄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한다.

프랑스어권 유명 작가들 뿐 아니라 앤서니 브라운, 조앤 K. 롤링 등 영어권 작가들과 일본 작가들이 수상한 바 있으나, 한국 작가로는 ‘국경’을 쓰고 그린 구돌과 해랑 작가가 첫 수상자다.

2025년 소시에르상 포스터. /소시에르상 홈페이지

소시에르상 선정 위원회는 ‘국경’에 대해 “국경은 두 국가 사이의 경계지만, 이 흥미로운 책이 보여 주듯 국경의 의미는 단순한 정의를 넘어선다. 어린 독자들에게 국경의 개념을 인본주의적인 관점에서 인식하게 하는, 지금 꼭 필요한, 아니 없어서는 안 될 훌륭한 다큐멘터리”라고 평했다.

책읽는곰 출판사는 “‘국경’의 글을 쓴 구돌 작가는 20대 초반 28개월간 배낭여행자로 지내며 걸어서 국경을 넘는 경험을 했고,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그 화두를 어린이들과 함께 풀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수십만 장의 사진을 모으고 수많은 자료를 읽으며 각기 다른 면에서 대표성을 지닌 24개 국경을 가려 뽑은 뒤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들려주는 원고를 썼다”고 했다. 그림을 그린 해랑 작가는 구돌 작가에게서 바통을 넘겨받아 때로 아름답고 때론 서늘한 풍경을 그림에 담았다.

그림책 ‘국경’의 일본어판(왼쪽)과 대만판 표지. /책읽는곰

이 책은 첫 출간된 2021년 제62회 한국출판문화상을 받았고, 일본, 대만, 프랑스 등에서 번역 출간됐다. 2023년에는 대만판이 ‘오픈북 좋은 책 상’을 받았고, 올해는 프랑스판이 ‘소시에르상’을 받게 된 것이다.

출판사는 “한국 창작 그림책이 최근 10여 년 세계적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전문 작가·편집자·디자이너가 부족하고 독자 관심도 크지 않아 출판 자체가 위축되고 있는 형편”이라며 “이번 수상이 지식 정보 그림책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더욱 활발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