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를 가리지 않고 비판의 칼날을 벼려 온
언론학자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가
이번엔 사법 불신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지난주 출간된 ‘법조공화국’(인물과사상사)은
사법부 신뢰도 추락의 두 가지 원인을 늑장 재판,
그리고 ‘판사의 정치 성향이나 이념이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의심’으로 짚습니다.
공정한 것 못지않게 공정해 보이는 것도 중요한데
민간 기업에서도 금지하는 법원 내 사조직을
법원이 허용하는 것이,
자신들은 공정하다는 법조공화국 피라미드 포식자로서의
오만함이 아닌가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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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의 산불이 열흘 만에 진화되었다고 합니다.
연일 휴대전화에 울리는 산불 경보.
숲이 타들어가는 영상과 사진을 볼 때마다
마음이 함께 타들어갔습니다.
불길에 휩싸여 목숨을 잃은 사람들,
채 피지도 못한 채 타 버린 꽃송이와 새순,
생사를 알 수 없는 산짐승들….
이번 봄은 왜 이리도 잔인한지요.
이처럼 애타게 봄비를 기다린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봄비를 읊은 많은 시가 그리움을 주제로 합니다.
“이 비 그치면/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로 시작하는 이수복 시인의 ‘봄비’가 대표적이지요.
박목월의 시 ‘봄비’는 또 어떤가요?
시인은 아련한 마음으로 골똘히 임을 그려 봅니다.
그렇지만 이 봄,
우리에겐 빗줄기를 바라보며
임을 추억하는 서정은 사치인 것 같습니다.
이상국 시인의 ‘비를 기다리며’는 간절함으로 시작합니다.
인간을 이어 나무와 짐승,
떠도는 것들에 대한 염려를 담은 시인의 마음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비는 대체 언제쯤 오려나요.
촉촉하고 가벼운 비가 아니라
세차고 거센 비가 계속 내리길,
재만 남은 땅과 불탄 나뭇가지를 흠뻑 적시길,
화마가 할퀴고 간 숲이 회복하길 기원합니다.
곽아람 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