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진기 단편집 '법의 체면'.

법의 체면

판사 출신 변호사인 추리소설가 도진기의 신작 단편집. 수록작 여섯 편 중 표제작은 장물 취득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은 폐암 말기 노인이 변호사를 찾아오며 시작된다. 저자는 “법정과 인간을 여러 시선으로 보면서 느꼈던 바를 작품화한 것”이라며 “솔직히 말하면 실망이나 안타까움을 느낀 때가 계기였다. (…) 써 놓고 보니 판사들한테 멱살 잡힐 글인데, 제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황금가지, 1만7000원.

우주여행자를 위한 생존법

최근 팝스타 케이티 페리 등이 약 10분간 우주 비행에 성공하면서, 민간인의 우주 비행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천체물리학자이자 미 항공우주국(NASA) 고문인 저자는 우주를 극한 온도와 방사선, 무중력이 있는 ‘위험한 곳’이라 정의하며, 이 낭만적 관심을 ‘생존’의 관점으로 돌려놓는다. 우주복과 생명 유지 장치, 비상 대응법 등 극한 우주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류가 지금까지 밝혀낸 모든 지식을 털어놓는다. 폴 서터 지음, 오르트, 2만5000원.

미세 공격 주의보

과거에 비해 직장에서 공개적인 질타와 거친 언행은 줄었을지 몰라도, 상처와 좌절은 여전히 난무한다. 일간지 기자와 대기업 부사장 등 30여 년간 조직 생활에 몸담아온 저자는 이를 ‘미세 공격’이라 부른다. 미세 먼지처럼 눈에 보이진 않지만, 일상적인 말이나 행동으로 은밀하게 고통을 주는 행위가 조직을 좀먹는다는 것. 사소한 배제와 반복된 평가절하 등으로 ‘출세보다 상처받지 않는 것’이 목표가 된 직장인과 현대의 조직 모두를 위한 책. 남대희 지음, 김영사, 1만8000원.

단어 옆에 서기

‘평범한 단어로 우아한 문장의 경로를 개척하는 글쓰기’란 부제처럼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단어를 새롭게 바라보고, 이를 통해 언어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발견하도록 이끄는 책이다. 저자는 영국 존무어스대학교 영어 및 문화사 교수로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글을 쓰며, 시와 논픽션 분야의 글쓰기 교육에 힘써왔다. ‘단어 옆에 서서’ 이를 음미하는 과정을 통해, 평범한 단어들이 어떻게 우아한 문장의 행렬을 만들어내는지 증명해낸다. 조 모란 지음, 위고, 2만원.

지리의 힘 3

지리가 국가의 운명과 세계사의 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그야말로 ‘지리의 힘’을 보여줬던 책이 이번엔 우주를 조망한다. 영국 BBC 기자 등을 거쳐 국제 분쟁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해 온 저자는 “결국 우주를 선점하는 자가 지구의 정치와 경제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빅3 우주 강국인 미국·중국·러시아의 우주 개발 경쟁은 물론, 한국·영국·프랑스·일본 등 15개 국가의 우주 역량과 우주 군사화 정도를 함께 살펴본다. 팀 마샬 지음, 사이, 2만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