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를 잡고 싶어!

나오미 존스 지음 | 애나 고메즈 그림 | 이현아 옮김 | 올리 | 40쪽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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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세상은 무지개로 가득하다. 이불도 베개도, 머리핀도 슬리퍼도, 바닥 깔개와 책상 서랍까지 다 무지갯빛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성에 안 찬다. “나만의 무지개를 갖고 싶어!” 손전등과 돋보기, 핀셋 따위를 챙겨 넣은 가방을 메고 잠자리채를 든 프레야는 무지개색 신발도 챙겨 신고 씩씩하게 무지개 사냥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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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걸 어쩌나. 돋보기로 들여다봐도, 망원경으로 멀리 봐도 무지개는 감감무소식. ‘맞아, 무지개는 비와 햇살이 만날 때 생기는 거였지!’ 물뿌리개로 물을 뿌리며 손전등을 비춰보지만 발만 흠뻑 적시고 만다.

이리저리 헤매도 찾을 수 없다면 이제 직접 만들어볼 차례. 빨간색은 장미 열매, 노란색은 해바라기, 녹색은 잔디…. 까다로운 주황색은 어렵사리 찾아낸 새의 깃털로 해결! 하늘을 퍼 담을 수도 없고, 파란색은 어떡하지? 잠깐, 남색과 보라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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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은 늘 내 손 닿지 않는 곳에 있다. 어쩌면 닿지 않는 곳에 있어 더 아름다워 보이는 걸지도 모른다. 어디 무지개뿐일까. 가질 수 없는 것일수록 마음은 간절해진다. 하지만 정말 소중한 것은 내 마음대로 붙잡을 수도, 억지로 만들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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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양양 돌아온 아이가 채집해온 무지개색 물건들을 식탁 위에 꺼낸다. 꽃과 열매, 깃털과 알껍데기들이 모두 납작 눌리거나 으깨지고 부서져 있다. 울상이 된 아이를 가만히 지켜보던 아빠가 웃으며 창밖을 가리킨다. 그토록 찾아 헤맨, 완벽한 무지개가 거기 있었다.

한참 바라본 뒤에야, 아이는 무지개가 영원하길 바라는 꿈을 이룰 방법을 스스로 생각해낸다. 그건 오류와 실수 속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는 방법, 허상을 좇게 하는 욕심을 내려놓고 진실을 찾는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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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쪽 책 안에 무지개가 100개 넘게 들어 있다. 알록달록 책장마다 마음의 키가 쑥쑥 자라는 아이의 성장 여정에 동행하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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