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예술가들.

내가 사랑한 예술가들

영국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은 빈센트 반 고흐에게 매혹됐다. 반 고흐의 편지를 거듭 읽고 인용했으며, 그림을 변주하기도 했다. 미술사가인 저자는 이를 “비범함과 모순, 예술가로서의 주체할 수 없는 운명 때문에 파멸할 수밖에 없었던 인물”인 반 고흐에게 베이컨이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이라 해석한다. 자코메티 등 27명의 예술가들 삶을 성장 환경과 인간관계 등을 살펴보며 풀어낸 책. 마이클 페피엇 지음, 정미나 옮김, 디자인하우스, 480쪽, 2만5000원.

무굴 제국의 역사

몽골인 ‘칭기즈칸’과 튀르크인 ‘티무르’의 후예, 세계 GDP 약 4분의 1을 차지했던 초강대국이자 유럽 3분의 1에 달하는 광대한 영토를 차지했던 ‘무굴 제국’의 역사를 조명한 책. 미국 역사학자로, 인도 연구자인 저자는 인도를 마지막으로 지배한 이 거대 제국이 세계에 남긴 건 ‘타지마할’만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무굴 제국의 역사를 동시대 조선의 역사와도 비교해 읽어볼 것을 권한다. 마이클 피셔 지음, 더숲, 2만9000원.

영혼의 건축가들

1902년 산업화가 한창이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수도 빈. 한 남자가 베르크가세 19번지의 초인종을 누르자 문이 열린다. 정신분석학 창시자 지크문트 프로이트의 진료실 겸 집. 방문객은 알프레트 아들러다. 20세기 정신분석학자들의 사상적 성과와 인간적 고뇌를 탐구한 책이다. 이들의 학문적 업적과 그들이 마주한 시대적 혼란, 사회적 갈등 속에서의 고뇌를 통해 정신분석학이 인간 영혼의 역동적 투영임을 보여준다. 슈테베 아얀 지음, 에코리브르, 2만5000원.

왜 좋은 일자리는 늘 부족한가

국제노동기구 고용정책국장인 저자는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일자리가 왜 부족한가’가 아닌 ‘왜 좋은 일자리는 늘 부족한가’라고 지적한다. 아프리카 빈민촌에선 모든 사람이 일하기에 숫자상으론 일자리가 부족하지 않다는 것. 양질의 일자리 부족에 대한 원인을 경제학적 관점을 넘어 과도한 자격 요건·수도권 일자리 집중 등 구조적 문제로 다층적으로 진단한다. 이를 통해 ‘삶의 의미로서의 일’도 재정의할 수 있다. 이상헌 지음, 생각의힘, 1만9800원.

아날로그의 세계

종이 위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날로그 물건 250점’의 전시가 펼쳐진다. 턴테이블, 필름 카메라, 라디오, 캠코더, 타자기, 손목시계, 나침반 등을 보고 있자면 ‘우리가 사랑한 물건의 역사’란 부제에 절로 공감이 간다. 런던 디자인박물관 명예 관장이자 랭커스터대 디자인 및 건축학 교수인 저자가 한 시대를 풍미한 아날로그 물건들을 엄선해 실었다. 각 물건들의 탄생과 전성기, 변화의 이야기도 충실하게 담았다. 데얀 수직 지음, 북스톤, 4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