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웹예능 ‘문명특급’ PD이자 진행자인 재재(31·본명 이은재)가 지난 5월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벌어졌던 ‘남성 혐오’ 논란에 입을 열었다.

SBS 웹예능 '문명특급' 진행자 재재가 5월 13일 '제57회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에서 초콜릿 과자를 먹고 있는 모습/유튜브 '문명특급'

지난 5월 13일 ‘제57회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에 선 재재는 초콜릿 과자를 엄지와 검지손가락으로 집어 먹었다가 남성혐오자로 지목됐다. 일부 남성 네티즌들은 재재의 손가락 포즈가 한국 남성의 특정 부위 크기를 비하하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문명특급’ 제작진이 “행사 전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준비한 퍼포먼스였다. 특정한 손동작이나 모양과는 전혀 관련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재재를 향한 공격은 계속됐다. 특히 편의점 GS25, 제너시스비비큐(BBQ) 등 대기업도 재재와 비슷한 손모양 그림을 홍보물에 넣었다가 거센 비난을 받고 사과한 후라 문명특급 해명은 먹히지 않았다. 남성 네티즌들은 재재의 사과를 촉구했다.

5월 19일에는 ‘방송인 재재의 공중파 출연을 금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 글까지 올라왔다. 청원인은 “남성 혐오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로고를 연상시키는 손동작을 시상식에서 취했다”며 “평소 여성 인권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며 뉴스의 여성 문제 콘텐츠를 주도적으로 제작해 온 재재가 이를 몰랐을 리 없다”라고 지적했다.

재재와 문명특급 제작진은 ‘대응’ 대신 ‘침묵’을 선택했다. ‘문명특급’에 열중했고, 지난 6월 ‘2세대 아이돌’ 애프터스쿨, 2PM, 나인뮤지스 등이 출연한 ‘다시 컴백해도 눈감아주는 명곡’(컴눈명) 콘텐츠는 대박을 쳤다. 애프터스쿨의 ‘뱅’ 무대는 조회수 749만회, 2PM ‘우리집’ 무대는 조회수 451만회를 기록했다. 특히 애프터스쿨의 ‘뱅’ 영상은 지금까지 문명특급 영상 중 최고 조회수다.

두달 뒤인 8월 30일 문명특급 제작진은 잊고 있던 손가락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날 문명특급 유튜브 채널에는 ‘혹시 안산 선수의 문특 출연을 기다리고 계셨나요? 저희돕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재재 등 제작진은 ‘문명특급’ 관련 시청자 의견들을 살펴보며 회의를 진행했다.

(오른쪽) 유튜브 '문명특급' 진행자 재재/유튜브 '문명특급'

‘문명특급’ 연출자인 홍민지 PD는 “백상예술대상 이후 온갖 이슈들로 재재가 인간 말종이 되는 걸 봤다”며 “사실 우리는 아무것도 없지 않았나. 그런데도 ‘이렇게 비쳐질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내가 리얼 다큐 같은 걸 극도로 안 찍기 시작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재재는 “온갖 욕을 먹었다. 당시 굉장히 우울했는데 금방 잊게 됐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우리가 여기서 접을 거 아니면 굳이 조심스러워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뉴미디어 업계는 금방이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가랬다, 아빠가. 가야 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손가락 논란으로 PPL(간접광고) 광고가 끊겼었다는 사실도 전했다. 홍 PD는 “‘컴눈명’ 때 우리가 PPL이 한 번 끊겨보지 않았냐. 일련의 사건 때문에 이미 진행되던 PPL이 끊긴 적도 있고. 갑자기 이런 게 다 사라져버리면 팀을 책임지지 못할 것 같아서 팀원을 추가하기도 너무 무서웠다”고 했다. 이에 재재는 “나도 다 기억한다. 묘비명에 새길 거다”라고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