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뉴스 리포트에서 남자 초등학생의 실제 육성과는 다른 자막을 달아 남녀 갈등을 조장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이번에는 여교사를 폭행한 여성 학부모의 법정 구속 소식을 전하면서 가해자가 남성처럼 보이는 이미지를 썼다가 사과했다.
MBC는 23일 메인 뉴스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에서 상해와 아동학대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30대 여성’ A씨의 재판 선고 결과를 보도했다. A씨는 아들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것에 화가 나 수업 중인 초등학교 교실에 들어가 교사의 목을 조른 혐의로 기소됐었다.
MBC는 이 소식을 <교실 쳐들어가 수업 중 교사 목 조른 학부모‥”징역 1년, 법정 구속”>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성장경 뉴스데스크 앵커가 리포트를 소개하는 배경 화면에는, 와이셔츠 차림의 남성이 여성에게 손찌검을 하는 이미지가 제시됐다. 가해자 성별이 바뀐 것이다.
MBC는 이후 해당 이미지를 뺀 리포트를 홈페이지에 다시 올렸다. 수정본에는 앵커 멘트 배경화면에 학교 전경만 나온다. MBC는 수정된 리포트 하단에 “해당 기사의 앵커 멘트 배경 화면에서 여성인 가해 학부모를 남성 이미지로 잘못 표현해 이 부분을 삭제하고 다시 게시합니다. 시청자께 혼선을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라고 수정 경위를 밝혀뒀다.
앞서 MBC는 지난 21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완구인 ‘당근 칼’의 위험성을 보도하면서 남자 초등학생이 “여자애들도 해요”라고 말한 것을 “여자애들 패요”라는 자막으로 내보냈다가 사과 방송을 했다. 왜곡된 자막으로 남녀 갈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쏟아졌고, MBC는 곧바로 사과했다. 해당 리포트를 쓴 MBC경남 기자도 개인 유튜브 채널에 사과문을 올렸다.
MBC는 “보도에 포함된 초등학생 인터뷰 내용 가운데 ‘여자애들도 해요’라는 부분의 자막을 ‘여자애들 패요’로 잘못 방송했다. 이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인터뷰에 응해준 초등학생과 부모님께도 사과드린다. 아울러 앞으로 뉴스 보도에 있어 신중하고 면밀한 검토를 거쳐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MBC경남 A 기자는 “제 불찰로 마음이 불편하셨을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남녀 갈등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나 생각도 없었다. 참고로 한 쪽 성별이나 혐오를 지지하는 등의 커뮤니티 활동도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