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은퇴한 발레리나 실비 기옘은 ‘6시 포즈(six o’clock position)’로 기억된다. 왼발 끝으로 땅을 디딘 채 오른발은 수직으로 들어 올려 하늘을 찌르는 동작이다. 그 포즈로 롤렉스 광고도 찍었다.
그런데 이 사진 속 점프를 보라. 발레리나(김수민)가 공중에서 두 다리로 ‘8시 10분’을 가리키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UBC)의 ‘돈키호테’ 1막에서 여주인공 키트리가 보여줄 ‘플리세츠카야 점프’. 러시아 발레리나 마야 플리세츠카야의 이름이 붙어 있다. UBC 문훈숙 단장은 “두 다리가 수평을 이루는 일반적인 그랑주테(큰 점프)와 달리 플리세츠카야 점프는 앞다리를 펴고 뒷다리는 조금 구부려 머리 뒤로 높이 올린다”며 “아침처럼 활기찬 에너지가 폭발하는 동작”이라고 했다.
이 점프는 밝고 경쾌한 ‘돈키호테’의 시그니처로 통한다. 루드비히 밍쿠스의 음악과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로 1869년 러시아 볼쇼이극장에서 세계 초연한 이 희극 발레는 선술집 딸 키트리와 이발사 바질의 사랑 이야기다. 돈키호테는 조연으로 나온다. 6월 4~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서는 홍향기·손유희·김수민이 번갈아 키트리로 춤추고 문훈숙 단장이 ‘10분 해설’을 곁들인다. 4일 개막 공연과 6일 폐막 공연은 네이버TV로 유료 생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