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A씨의 두 딸은 같은 어린이집에 다닌다.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가는 것보다 부모랑 노는 걸 더 좋아한다. 어느 날 큰아이가 병원에 갈 일이 생겨서 엄마는 동생은 어린이집에 보내고 큰아이는 병원에 데리고 갔다. 병원 진료가 끝난 뒤 큰 아이와 함께 친척집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큰아이에게 “동생에겐 오늘 일을 비밀로 하자”고 말했다.

일러스트=김도원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렇게 아이에게 사소한 거짓말을 할 때가 있다. 아이에게 거짓말해도 될까? 보통 다른 사람이 속상하지 않도록 하는 거짓말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당장은 상대가 좀 서운해 하더라도 진실을 알려주는 게 가장 좋다고 본다. 별 것 아닌 일이라도 나중에 사실을 알게 되면 마음이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육아를 할 때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도 있다. 다음 세 가지가 그런 경우다.

첫째, 아이가 준 선물이 마음에 안 들어도 “엄마 마음에 꼭 들어. 너무 고마워. 잘 쓸게”라고 말하는 것이다. 남에 대한 배려이니 ‘선의의 거짓말’이다. 둘째는 성적이 매우 안 좋은 아이가 “아빠. 나도 열심히 공부하면 1등 할 수 있겠지?”라고 물었을 때다. 사실 지금 아이 성적으론 1등 하긴 버겁다. 그렇다고 해도 아이에게 “지금 300등인데 어떻게 1등을 해?”라고 말하면 안 된다. “그럼. 열심히 하면 그럴 수 있을 거야”라고 말해야 한다. 아이에게 용기를 주려는 것이니 이 역시 ‘선의의 거짓말’이다.

마지막은 크리스마스 산타에 대한 것이다. 만약 아이가 아직 산타의 존재를 믿고 있다면, 굳이 그 믿음을 깰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세 가지를 제외하곤 되도록 아이에게 진실을 말해주는 게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