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사 권위자 이정식(李庭植·90)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명예교수가 17일 오전 9시15분(현지 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근교 브랜디와인 양로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이정식 교수는 로버트 스칼라피노 UC버클리대 교수와 함께 쓴 ‘한국공산주의운동사’로 1980년대 한국현대사 붐을 일으킨 주역이다. 1973년 미국서 출간돼 이듬해 미국 정치학회가 주는 최고 저작상인 우드로 윌슨 재단상을 받은 이 책으로 이 교수는 세계학계에서 인정받는 한국 현대사 연구자로 떠올랐다. 이어 서재필, 이승만, 여운형 등 한국 현대사 주역을 다룬 저작을 잇따라 내 주목을 받았다.
1961년 UC버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콜로라도대, 다트머스대를 거쳐 1963년부터 펜실베이니아대 정치학과에 재직하면서 한국학 연구자를 길러냈다. 고려대 연구교수, 연세대 용재 석좌교수,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석좌교수를 지냈다. 국내에서는 위암 장지연상(1990년))과 경암상(2012), 인촌상(2018년)을 받았다. 주요 저서로 ‘구한말의 개혁, 독립투사 서재필’, ‘이승만의 구한말 개혁운동’ ‘여운형’ ‘대한민국의 기원’ ‘21세기에 다시 보는 해방후사’ 등이 있다.
유족은 부인 우명숙씨와 딸 영란·진아씨와 사위 로버트 루소, 앤디 곽씨가 있다. 장례식은 8월 28일 오전 10시(현지 시간)에 필라델피아 한인연합교회 주관으로 거행된 후, 필라델피아 인근 조지 워싱턴 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