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녹두장군’ ‘암태도’ 작가 송기숙(86) 전남대 명예교수가 5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송 전 교수는 전남 장흥 출신으로 전남대 국어국문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1962년 현대문학 ‘이상서설’을 통해 소설가로 등단했다. 민족·민중을 사실적으로 다룬 대하 역사소설로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30여년 동안 목포교육대학과 전남대 국문과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면서 민주화 운동으로 두 차례 해직되는 고초를 겪었다. 그는 전남대 교수로 있던 1977년 장편 ‘자랏골의 비가’를 출간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듬해 동료 교수 10명과 교육 민주화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고,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갇혔다가 1년 만에 형집행 정지로 풀려났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내란 혐의로 신군부에 붙잡혀 투옥되고 전남대에서 쫓겨나는 아픔을 겪었다.

1984년 전남대에 복직한 뒤 동학농민운동을 소재로 한 12권짜리 대하소설 ‘녹두장군’을 완성했다. ‘녹두장군’은 ‘사람이 곧 하늘’이라며 지배층에 맞서 봉기한 민중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밖에 ‘암태도’ ‘재수 없는 금의환향’ ‘파랑새’ ‘개는 왜 짓는가’ ‘오월의 미소’ ‘마을, 그 아름다운 공화국’ ‘자랏골의 비가’ 등 소설 20여편을 남기며 현대문학상, 만해문학상, 금호예술상, 요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00년 정년 퇴임한 뒤엔 전남 화순으로 집을 옮겨 집필실을 새로 꾸미고 글쓰기에 매달렸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의장, 한국현대사 사료연구소장, 전남대 5·18연구소 소장, 광주전남 정치개혁시도민연대 상임대표 등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빈소는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7일 오후 1시. (02)2258-5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