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박상훈

날리는 모래들이 눈에 자꾸 끼어든다

빠지고 싶어 했던 깊이가 있었다고

열리면 바로 닫히는 문을 열고 또 연다


떴다가 감았다가 점멸하는 등대처럼

별이 든 눈에서는 깜박이면 반짝여서

출처를 밝힐 필요가 모래에겐 없었다


들 만한 깊이라면 찾기가 쉽지 않아

운석을 지나왔고 사막을 건넜으나

빠지면 나오지 않아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껐다가 다시 켜진 반복은 언제 쉬나

왔다 간 잠이 또 온 불면의 행성에서

모래는 침몰을 향해 국경선을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