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월 말부터 ‘국민가수 톱 10 전국 콘서트’ 시작하잖아요. 모두 비장의 무기를 단단히 준비하고 계시겠지만, 제가 먼저 말씀드렸죠. ‘형님들 다 편하게 노래하세요~. 제가 다 뒤집어 놓겠습니다!’”
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에서 ‘유일한 로커’로 톱 7에 오른 손진욱(27)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7위에 오른 것만 해도 기적 같다”며 스스로에게 박수를 보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록(rock)이란 장르를 어떻게 하면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게 최우선 과제였거든요. 그런데 최종 결승 무대도 선보였고, 팬클럽도 생긴 거 있죠!”
대구 출신인 손진욱은 2015년 5인조 록밴드 ‘당기시오’로 정식 데뷔했다. 10년 전 교내 밴드로 시작했지만, 연주는 물론 작사·작곡·편곡 능력까지 두루 갖춘 실력파 그룹으로 이름나며 영남권 각종 음악대회에서 수상했다.
그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건 본선 2차전 ‘걸어서 하늘까지’ 무대 직후. 신들린 듯한 무대 매너와 폭발적이면서도 깔끔한 고음에 기립 박수가 터져 나왔다. “(국민가수 직전에 출연한) ‘슈퍼밴드2′와 ‘국민가수’ 모두 예심 무대가 편집됐거든요. 저는 방송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인가, 제 노래는 대중에게 다가설 수 없나 하는 고민이 정말 많았죠. 그런데 상경부(김동현·조연호·이솔로몬) 친구들을 만나고 ‘러브 포엠’ 무대를 꾸미는데, 이들하고 한 번 더 노래하고 싶다는 갈망이 너무 큰 거예요. 혼을 쏟아부었죠.”
그 무대 이후 ‘프레디손큐리’ ‘손조비’ 같은 별명도 붙었지만 손진욱표 ‘록’과 대중과의 가까운 연결고리를 만들어준 건 팬들이 지어준 ‘다람지눅’이란 별명. 편집됐던 마스터 예심곡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이 국민가수 공식 유튜브 계정에 오른 뒤 탄생했다. 후렴구 부분 입 모양이 마치 ‘내 (도토리) 어딨냐고’ 하고 울부짖는 듯 보였다는 것. 손진욱은 “귀엽고 예쁜 동물로 표현해주시니, 평상시 순수하게 음악을 사랑하는 이로 보아주신 것 같아 정말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마스터를 비롯해 레전드 김태원도 감탄할 정도로 탄탄한 보컬 능력을 발휘한 손진욱이지만, 당기시오 밴드 내에선 유일한 음악 비전공자라 했다. “저는 헤어디자인(계명문화대 뷰티코디네이션학부 졸업) 전공이에요. 예심 때 어떤 분이 펌(퍼머)을 말고 계시기에 옆에서 ‘롯드(모발을 감는 도구) 5호 드릴까요, 4호 드릴까요’라며 도와드렸어요.(웃음)” 7살 때부터 중1까지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했다. 전 국가대표 진선유·신다운 등과 함께 빙판 위를 달렸다. “저 아르바이트로 호프집 커피집에, 고기도 굽고 다 해봤거든요. 노래든 예능이든 뭐든 시켜만 주세요. 아주 판을 다 뒤흔들어버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