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싸이 흠뻑쇼 서머 스웨그 2018'(SUMMER SWAG 2018)에서 관객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3년 만에 열리는 가수 싸이의 여름 콘서트 ‘흠뻑쇼’가 네티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장기간 가뭄이 계속되는 가운데, 싸이 콘서트에선 한 회당 수백 톤의 물을 사용한다고 알려지면서다.

싸이의 ‘흠뻑쇼’는 물을 맞으면서 공연을 즐기는 콘서트다. 사방에서 물을 뿌리기 때문에 우의를 입는 관객들이 있을 정도다. 싸이는 지난달 4일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콘서트 회당 300톤가량의 식수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콘서트장에 수도와 살수차까지 동원한다”며 “물값이 많이 든다”고도 했다.

최근 가뭄이 계속되자 싸이의 이 같은 발언은 온라인상에서 재조명 받고 있다. 농가에선 물이 부족해 정부가 급수 대책까지 나선 상황인데, 콘서트에 엄청난 양의 물을 쓰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최근 6개월간 전국 누적 강수량은 185.4㎜로, 평년(344.9㎜)의 53.1% 수준이다. 지난달 강수량은 5.8㎜를 기록해 평년의 6%에 불과했다. 지난 5~6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으나 해갈에는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영남 지역의 가뭄 피해가 심각하다. 대구, 경북 일대 식수를 공급하는 운문댐과 가창댐은 저수율이 하락하면서 농작물 피해와 식수난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경북 청도군 운문댐 일부 지역의 바닥이 드러나 있다. 대구·경산·영천·청도의 가뭄지수는 현재 극심한 가뭄을 뜻하는 '심각' 단계다. /연합뉴스

네티즌들은 ‘흠뻑쇼’ 진행을 두고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 “가뭄으로 산불까지 났는데 좋아 보이진 않는다” “물을 뿌리는 것 대신 다른 기획이 필요하다” 등의 의견을 냈다.

반면 “식수와 농업용수는 다르다. 싸이가 물을 아낀다고 농업용으로 흘러가는 건 아니다” “이게 문제라면 워터파크를 운영하는 회사에게도 책임을 물을 것인가” 등 싸이 콘서트를 향한 비판이 과하다는 지적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