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원더걸스와 함께 2000년대 후반 2세대 걸 그룹 전성시대를 열었던 그룹 ‘카라(KARA)’가 돌아온다. 19일 소속사 RBW 측은 현 멤버 박규리, 한승연, 허영지는 물론 팀을 탈퇴했던 니콜(한국명 정용주), 강지영까지 총 5명이 모여 오는 11월 신보를 낸다고 밝혔다. 2015년 미니 7집 ‘인 러브’ 이후 7년 6개월 만의 복귀. 신보에는 특히 2019년 세상을 떠나 팬들을 안타깝게 했던 멤버 고(故) 구하라에 대한 추억도 함께 담길 전망이다.
이번 카라의 복귀로 2000~2010년대 ‘원·카·소’ 삼파전이 재현될지 또한 주목받고 있다. ‘원카소’는 2007년 순차적으로 데뷔했던 원더걸스(당시 소속사 JYP), 카라(DSP), 소녀시대(SM)의 앞글자를 딴 별칭. 당시 ‘삼촌 팬’들을 경쟁적으로 확보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세 그룹의 경쟁 구도를 지칭한 말이었다. 특히 지난 8월 5일 소녀시대가 먼저 15주년 기념 앨범이자 정규 7집 ‘포에버 원(Forever 1)’을 발매했고, 뒤이어 카라까지 복귀하게 됐다. 자연히 원더걸스 또한 15주년 기념 컴백을 택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류 열풍의 확대와 여성들의 롤모델로서 걸 그룹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분위기 덕분에 이들의 복귀가 앞당겨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09년 원더걸스는 걸 그룹 최초로 본격적인 미국 진출을 시도했고, 카라와 소녀시대는 2013년과 2014년 일본 대형 공연장인 도쿄 돔(최대 수용 인원 5만7000명)에 입성하며 한류 열풍을 이끌었다. 하재근 평론가는 “지금도 이들 그룹의 이름을 들었을 때 한류의 뿌리를 다졌다는 정통성이 자연히 연상된다”고 했다.
최근 ‘해외 인지도는 높아도, 대중성은 낮다’는 평이 많은 최근 아이돌 그룹과 달리, 폭 넓은 팬 층의 ‘국민 히트곡’을 보유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원더걸스의 ‘텔 미(Tell me)’ ‘노바디(Nobody)’, 소녀시대의 ‘지(Gee)’ ‘소원을 말해봐’, 카라의 ‘미스터’ ‘허니’ 등이 대표적이다. 음악평론가 김작가씨는 “최근 아이돌은 그룹명은 알아도 노래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 2세대 걸 그룹은 노래명이 먼저 나온 뒤 그룹명이 연상되던 세대”라고 평했다.